30위 밖 재벌기업 상당수 사정기관 신세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0.06.1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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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권 인물 소속 그룹 15곳 중 11곳 수사 및 조사

시사저널은 제1599호 ‘30위 밖 재벌 오너 일가 지분 가치 전격 공개’ 기사를 통해 30위 밖 대기업 오너 일가 25명의 지분 가치 변화를 보도했다. 순위권 내 인물 중 상당수는 코로나 사태로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순위권 내 인물이 소속된 그룹 전체 15곳 중 11곳이 최근 1년 사이 사정기관의 수사 및 조사에 직·간접 얽혀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어깨는 한층 무거울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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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수사·재판 중이거나 구속된 그룹 총 7곳

우선 정몽진 KCC 회장은 최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됐다. 검찰은 정 회장이 삼성물산 자사주를 사들이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면계약을 체결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삼성물산에서 사들인 자사주로 의결권을 행사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은 5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같은 달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부사장이 소유한 비상장사 등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 준 게 문제였다.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올해 4월 재판에 넘겨졌다. 채 대표가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상습적으로 향정신성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사실이 적발된 데 따른 것이다. 채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이와 관련한 수사가 시작되자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사장도 같은 달 배임수재 및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고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다. 친누나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조 사장의 형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DB그룹의 김준기 전 회장도 같은 달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회장은 2016년 2월에서 2017년 1월에 걸쳐 자신의 별장에서 일한 가사도우미를 성폭행·성추행하고, 2017년 2월부터 그해 7월에는 비서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자신이 최대주주이던 태영매니지먼트와 SK 3세들이 70% 지분을 가진 용역회사 후니드를 합병한 후 후니드에 유리한 조건으로 용역 계약을 체결해 일감을 몰아주고 사익을 챙긴 혐의와 관련해서다. 후니드는 그동안 태영그룹 계열사인 SBS 등에 시설·경비·미화·운전·방송제작 인력을 제공해왔다. 또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4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 지난해 6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돼 구속 수감 중이다.

 

중흥건설·동원·SM 국세청, 호반건설은 공정위

중흥건설·동원·SM그룹은 국세청의 타깃이 됐다. 이들 기업에 대한 조사는 공통적으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맡았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9월 핵심 계열사인 동원F&B가 세무조사를 받았다. 국세청은 동원F&B와 해외 법인 간 수출입 거래 내용을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SM그룹은 지난해 12월 동아건설산업과 SM하이플러스, SM생명과학, 라도 등 핵심 계열사 4곳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이들 계열사는 모두 우오현 SM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핵심사다. 중흥건설은 올해 2월부터 특별 세무조사가 시작됐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9월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양 용지 독과점 의혹과 관련해서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등 오너 일가는 LH에서 분양받은 용지를 활용,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1조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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