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 마실 때 이가 시린 세 가지 이유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0.08.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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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칫솔질, 단단한 음식, 산성 음료 섭취로 생긴 ‘치경부 마모증’

누구나 한번 쯤은 시원한 물을 마시다가 치아가 시린 경험을 했을 것이다. 대부분 ‘치경부 마모증’이 원인이다. 치경부 마모증은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경계에 V자 모양으로 홈이 생긴 증상이다. 

치아의 가장 겉부분인 법랑질이 마모되는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다가 홈이 깊어지면서 상아질이 외부로 노출돼 치아가 냉온 자극에 민감해진다. 이때 이가 시린 증상을 경험하는 것이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앞니에 발생한 치경부 마모증을 복합레진으로 치료한 전·후 모습
ⓒ관악서울대치과병원=앞니에 발생한 치경부 마모증을 복합레진으로 치료한 전·후 모습

 

치아와 잇몸 사이에 홈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수평 방향(좌우)으로만 칫솔질을 하면 치경부 마모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비교적 뻣뻣한 칫솔모를 사용할 때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기 쉽다. 

둘째, 오징어 등 질기거나 단단한 음식을 자주 씹거나 이갈이, 이를 꽉 무는 습관 등으로 치아에 과도한 힘을 가하면 치아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가 치경부 마모증이 생기기 쉽다. 
 
셋째, 과일주스나 스포츠음료 등 산성을 띠는 음료를 자주 마시거나 위장장애, 섭식장애, 잦은 구토 등으로 치아가 산이나 위액과 자주 접촉하는 경우에 치아의 단단한 조직이 닳게 돼 치경부 마모증이 생길 수 있다.

ⓒ관악서울대치과병원=작은어금니에 발생한 치경부 마모증. 마모가 일어난 부위에 음식물이 저류되어 충치로 진행돼 복합레진으로 치료한 전·후 모습
ⓒ관악서울대치과병원=작은어금니에 발생한 치경부 마모증. 마모가 일어난 부위에 음식물이 저류되어 충치로 진행돼 복합레진으로 치료한 전·후 모습

 

치경부 마모증을 방치하면 그 부위에 음식물이 쌓여 충치가 발생하거나 심하면 치아가 부러질 수 있다. 송윤정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특히 치아 목 부분(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은 다른 부분에 비해 신경이 가까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마모를 방치하면 신경이 외부로 노출돼 근관치료(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없더라도 육안으로 홈이 관찰된다면 치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치경부 마모증의 치료는 치아의 마모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V자 홈 형성이 작아서 별다른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으면 마모 원인을 피하면서 주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으면 된다. 홈이 뚜렷하게 형성된 경우에는 치아 색과 비슷한 복합레진 등 충전재를 통해 패인 홈을 메꾸어 치아가 더 마모되는 것을 방지한다. 이미 마모가 심각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근관치료(신경치료)를 시행하고 크라운을 제작하여 씌워야 한다. 조낙연 관악서울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교수는 “치경부 마모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마모 원인을 파악해 이후 다시 마모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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