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크리에이터] 패션 유튜버 강대헌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0.10.22 12:00
  • 호수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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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패완얼?' 옷으로 모두 극복 가능합니다”

유튜브 채널 ‘깡스타일리스트’는 많고 많은 패션 채널 중 하나다. 구독자가 가장 많은 건 아니고, 가장 유명하다고 볼 근거도 없다. 단 채널을 이끄는 유튜버 강대헌씨가 제일 예의 바르다는 데엔 이견이 거의 없다. 20~30대 남성 패션을 다루는 그는 항상 정중하고 나긋한 말투로 콘텐츠를 진행한다. 남의 옷차림에 대해 지적하는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각자의 스타일을 설명하면서 보완점을 덧붙인다. 그래서인지 습관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요”란 말로 조언을 끝맺는다. 

“원래 내성적이고 사람을 대하는 데 조심스러운 편이라 이렇게 말하는 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강씨의 말투는 만나서 대화를 나눌 때도 똑같았다. 10월12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강씨의 목소리는 짙은 이목구비에서 느껴지는 강한 인상과 딴판이었다. 그는 “구독자분들이 이젠 내 말투 자체를 다른 패션 유튜버와의 차별점으로 봐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2016년 개설된 깡스타일리스트를 구독하는 사람들은 현재 56만여 명에 이른다. 특히 강씨가 속옷 차림으로 여러 옷을 입어가며 스타일을 연출하는 영상은 매번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유튜브 데이터 분석업체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깡스타일리스트는 영상 업로드 빈도와 구독자 참여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 강씨는 매일 편집자들과 기획회의를 하고 일주일에 5편의 영상을 올린다. 구독자의 댓글에는 자주 답변을 달고, 간혹 독자를 직접 만나 조언해 주기도 한다.

키 171cm, 몸무게 62kg. 강씨가 밝힌 자신의 신체 사이즈다. 한국 남성 평균보다 작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는 댓글이 쉽게 눈에 띈다. 실제로 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강씨는 “어릴 땐 왜소한 체격이 콤플렉스였지만 지금은 옷으로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동의하지 않는 게 있다고 했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 또는 ‘패완키(패션의 완성은 키)’ 등의 신조어다. 강씨는 “패션은 이제 하나의 문화자본이 됐다”며 “여기에 투자하고 적절히 활용하면 부족한 신체자본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답은 없어도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

강씨는 “패션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자주 꺼냈다. 그가 남들의 스타일을 존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 지켜야 할 원칙은 있다고 한다. 각자의 핏(fit)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다. 강씨는 “아무리 비싸고 유행에 맞는 옷을 입더라도 핏이 맞지 않으면 예뻐 보일 수 없다”고 했다. 또 “나는 ‘100 사이즈를 입으니까 여기에 맞춰 옷을 사야지’라는 생각도 옳지 않다”며 “브랜드마다 같은 사이즈라도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강씨는 옷을 사기 전에 가급적 직접 입어볼 것을 권했다. 

강씨는 대학을 졸업하기 전부터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다. 강씨의 손을 거쳐간 사람 중엔 자이언티, FT아일랜드 등 연예인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포함한 정계 인사도 있다. 강씨는 “국회에서 다 같이 정장을 입더라도 셔츠 색깔이나 넥타이 무늬에 변화를 줘서 충분히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외부에서 강씨는 유튜버가 아닌 ‘대표님’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9월 남성복 브랜드를 출시했다.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이 의류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플랫폼을 공동 창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강의 요청도 들어온다고 한다. 다만 강씨는 “내 본업은 유튜버”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천만원의 제작비를 들인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처럼 나도 패션 분야에서 획기적인 대규모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러스트 신춘성
ⓒ일러스트 신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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