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당신의 생각이 당신의 운명을 지배한다 [최보기의 책보기]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thebex@hanmail.net)
  • 승인 2021.01.0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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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ㅣ김동완 지음ㅣ새빛 펴냄ㅣ456쪽ㅣ1만9500원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는 또 어떤 꿈을 이루리라 다짐하는 사람마다 마음이 두근댄다. 관상(觀相)의 사전적 뜻은 ‘사람의 생김새를 보고 그 사람의 운명이나 재수 따위를 판단함’이다. 《운명을 바꾸는 관상 리더십》 저자 김동완에 따르면, 관상학은 ‘겉으로 보이는 얼굴의 생김새를 관찰해서 개인의 성격을 평가하는 학문’이다. ‘1+1=2’처럼 인간이 발견한 자연과학의 영역이 아닌 신학, 운명학, 점성학 등에 대한 학문적 평가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전제를 먼저 해둘 필요가 있겠다.

2013년 1000만 관객에 육박했던 한재림 감독의 영화 ‘관상’은 송강호, 김혜수,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등 당대의 스타 배우들이 캐스팅 된 것으로도 유명했다. 조선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은 관상학을 의심하는 관람객들에게 “사람의 얼굴에는 자연의 이치 그대로 세상 삼라만상이 모두 담겨 있으니, 그 자체로 우주로소이다!”라고 외쳤다.

관상이 수상(手相 손금)이나 사주팔자와 함께 묶이다 보니 중국 위주의 동양권에서만 유통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 《관상학 (Physiognomy)》으로 보듯이 서양에서도 관상에 대한 관심은 기원전부터 높았다. 이 책의 실제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학문을 이어받은 페리파토스(소유학파) 계열의 학생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상에 대한 에피소드 또한 동서양이 대등하다. 한나라 유방은 여공(呂公)이라는 관상학자로 인해 관상을 신봉했다. 여공은 별볼일 없던 유방의 관상을 보며 장차 황제가 될 상임을 예견해 자신의 사위로 삼았다. 이 일로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후 관상학자들을 대거 등용시켰다. 페르시아 정복을 앞두고 알렉산더 대왕이 점성술사를 찾아가 손금을 내밀었다. 점성술사가 ‘대왕의 손금이 1Cm 짧아 세계 제패가 어렵다’고 하자 알렉산더가 그 자리에서 칼로 손금을 1Cm 늘림으로써 정복왕이 됐다는 전설이 있다.

결론적으로 관상은 외면으로부터 내면을 판단하는 것인데 관상이 운명을 바꾸고, 운명은 또 관상을 바꾸는 식으로 이 둘은 상호작용을 거친다.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유유상종(類類相從 끼리끼리 어울린다)’, ‘마중지봉(麻中之蓬 삼 밭의 쑥)’ 같은 고사들이 모두 ‘누구와 인생을 논하느냐,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 같은 변수들을 매개로 운명과 관상이 서로 영향을 미침을 경계하는 실천적 가르침들이다. 중요한 것은 관상불여심상(觀相不如心相), 외모보다 그 사람의 마음(생각)이 운명에 영향을 훨씬 크게 미친다는 것이다. 마음(생각)은 서두에 소개했던 저자 김동완의 관상에 대한 정의 중 ‘성격’과 궤를 같이 한다.

때마침 고(故) 차동엽 신부의 밀리언셀러 《무지개 원리》에 나오는 ‘21의 법칙’이 떠오른다. 이 법칙은 ‘생각을 조심하라. 그것이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그것이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그것이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그것이 운명이 된다’는 것이다. 관상학의 대가 김동완 또한 ‘사람의 운명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항상 변하는 것’이라고 하는 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부터 운명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고, 이것이 그의 관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의심이 생기면 주위에 혹시 날이면 날마다 남을 저주하며 욕을 퍼붓는 사람이 있거든 그의 관상을 유심히 보기 바란다. 느낌이 오리라 믿는다.

《무지개 원리》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생물학적으로 어떤 행동이 뇌와 몸에 습관으로 고착되기 위해서는 21번의 반복이 필요하다. 늦잠꾸러기가 ‘아침형인간’으로 변하려면 늦잠의 유혹을 물리치며 21일 동안만 새벽 일찍 일어나면 가능해진다. 3000년 관상학을 짧은 서평으로 감당하자니 벅차다.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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