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참석’ 열병식서 신형 SLBM 공개…ICBM은?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1.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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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열병식 개최하며 ‘핵무장력’ 과시
ICBM 안 보여…美 새정부 출범 의식해 ‘수위 조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기념열병식에 참석해 웃으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기념열병식에 참석해 웃으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했다. 최근 열병식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수위 조절에 들어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1월 14일 저녁 수도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성대하게 거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열병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핵보유국'과 '핵무장력'을 강조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조선중앙방송은 "첨단무기들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 줬다"며 "그 이름만 들어도 적대 세력들이 전율하는 당의 믿음직한 핵무장력인 전략군 종대에 관중들은 환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북한이 공개한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ㅅ(시옷)'이라고 적힌 SLBM 여러 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등장했다. 이는 지난해 10월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보다 탄두를 키운 신형 SLBM인 '북극성-5형'으로 추정된다.

통신 보도에서도 SLBM의 북한식 호칭인 '수중전략탄도탄'이 언급됐다. 통신은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 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며 수중전략탄도탄 세계 최강의 병기"라고 표현했다. 

1월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ㅅ(시옷)'으로 보이는 문구를 단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아래)을 보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위에 병력이 탑승하고 있지만, 이번에 공개된 SLBM(위)은 동체 길이는 비슷한 가운데 병력이 서 있던 공간까지 채울 정도로 탄두부가 커졌다. ⓒ 연합뉴스
1월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시옷)'으로 보이는 문구를 단 신형 추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위·SLBM)이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10일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아래)과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탄두부가 커졌다. ⓒ 연합뉴스

불과 3개월 만에 열병식을 재개최하면서 신형 SLBM 등을 동원한 것은, '국방력 강화'에 방점을 둔 당대회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새로 공개된 SLBM은 지난해 당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극성-4ㅅ'과 동체 길이는 비슷하지만, 탄두부가 길어진 것으로 추정돼 '다탄두 탑재형' 혹은 '사거리 연장형'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아직 시험발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완성도와 실전배치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9년 10월2일 발사한 SLBM '북극성-3형'의 개량형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극성 3형은 시험발사 사진 외에 실제로 무기 실물이 열병식에 등장한 적은 없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도 처음 등장했다. 기존에 공개됐던 KN-23에 비해 탄두 모양이 뾰족해지고 미사일을 실은 TEL의 바퀴도 한 축 늘어 전술핵 탑재형으로 개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대회에서도 '전술핵 무기' 개발을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KN-23은 사거리가 400∼600㎞ 안팎으로 사실상 대남용 전술미사일로 평가된다.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을 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밖에도 북한이 2019년에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진 4, 5, 6연장의 다양한 발사대에 탑재한 600㎜급 초대형 방사포를 비롯해 대구경조종방사포, '북한판 에이테킴스'인 전술지대지미사일 등도 동원됐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압박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이날 행사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이 없었던 데다 김정관 국방상 연설에서도 미국을 직접 겨냥한 발언은 없었다.

아울러 작년 10월 열병식 등에서와 달리 ICBM을 동원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수위 조절'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1월14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1월14일 북한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제8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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