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환경공단, 채용비리 ‘악취’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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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원서 넣으면 말해주겠다”…“들어가게 되면 인사치레”
부정채용 의혹 녹음파일 입수…고위간부 동호회원 채용과정
“아는 사이 맞지만 채용에 관여 안 해”…인천시, 감사 착수

인천시 산하 인천환경공단의 고위간부가 공무직 경비 채용에 부정하게 관여한 의혹으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시사저널은 공무직 경비로 채용된 직원과 채용을 청탁하는 지인의 대화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최근 단독으로 입수했다.

인천환경공단의 캐치프레이즈. ⓒ이정용 기자
인천환경공단의 캐치프레이즈. ⓒ이정용 기자

3일 시사저널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현재 인천환경공단의 고위간부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당초 경찰은 인천환경공단에서 공무직 경비로 근무하고 있는 직원 B씨와 지인의 대화내용이 담긴 음성파일을 입수해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음성파일에는 “내가 고위간부에게 얘기해 놓으면 거의 봐준다. 인사치레는 들어가서 하면 된다”는 B씨의 음성이 담겨 있다. 또 “채용원서를 넣으면 고위간부에게 얘기해 주겠다. 내가 얘기하면 거의 봐 준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B씨는 인천 연수구의 한 테니스 동호회에서 활동하면서 인천환경공단의 고위간부를 맡고 있던 A씨와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18년 12월에 인천환경공단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개채용에 4명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환경공단 공무직 경비는 비교적 업무 강도가 약하고, 시급은 인천시 생활임금 수준(9600원)이다.

이에 A씨는 “B씨가 공무직 경비로 채용되는 데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공무직 경비를 맡고 있는 직원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고, 몇 차례 함께 운동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그 직원의 채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인천시는 공익제보를 통해 인천환경공단의 채용비리 의혹을 접수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경찰이 수사개시를 통보하자 부랴부랴 종합감사에 착수했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인천환경공단의 채용비리 의혹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의 공익제보를 접수받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당시 제보내용이 불성실했고, 제보자가 협조적이지 않아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지난달 27일부터 인천환경공단의 채용비리 의혹 등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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