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현대‧기아차 ‘애플카’ 충격 없다”
  • 송창섭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1.02.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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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판단 개인투자자 매수세 돌아서…"IT기업에 브랜드 알렸다" 평가도
2018년 4월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아차 신형 '더 K9' 공식 발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2018년 4월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기아차 신형 '더 K9' 공식 발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애플과 논의해왔던 현대차‧기아의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이 중단된 후 일단 현대차그룹 종목들은 8일 폭락장을 뒤로 하고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현대차‧기아는 애플과 애플카 협력 중단 소식이 전해진 어제 각각 6.21%, 14.98%씩 주가가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그룹 5개사에서 사라진 시가총액만 13조원이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에 있어 핵심 경쟁력 분야는 소프트웨어이며 이는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가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소프트웨어를 독점적으로 사용해온 애플이 이를 고수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는 폭락세를 이어갔지만 개미투자자들의 대응은 정반대였다. 개인들은 전날 관련 기업 주가들을 대거 사들였다. 현대차는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2만2000여주, 5만여주를 내다 파는 사이 개인은 5만5000여주(125억원)를 쓸어 담았다. 기아는 이날 하루에만 개인이 2404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어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종목 중 순매수금액이 가장 컸다. 현대모비스는 1700억원, 현대글로비스는 606억, 현대위아는 114억 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가 “독자적 자체 전기차 플랫폼 보유 업체 별로 없다”

증권가의 반응도 우호적이다. 애플과의 협상 중단이 되레 현대차의 경쟁력을 세계시장에 알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로 이번에 애플도 현대‧기아차의 품질과 기술을 문제 삼은 건 아니었다”면서 “8일 주가 급락은 차익실현이 주 배경으로 판단되면 금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오재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글로벌 OEM(주문자생산방식) 회사 중 자체 전기차 플랫폼(E-GMP)을 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곳은 극소수”라면서 “전기차 아이오닉의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면 기술협력을 원하는 외부 업체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아닌 다른 IT기업과의 협력을 강화시킬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개발’이라는 문구로 볼 때, 이 부분에 대한 협의만 결렬됐을 뿐 ‘전기차 개발 협업’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이번 일은 애플 등 기술기업들의 자율주행 전기차 침투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이슈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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