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이 추진되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땅 대부분은 거주민이 아닌 외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가 소유한 땅도 확인됐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3일 부산시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가덕도 전체 사유지는 859만㎡ 가운데 79%에 해당하는 677만㎡를 외지인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유지 중 가장 넓은 땅 21만9769㎡(약 6만6600평)을 소유한 사람은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산 해운대구 거주자가 6만2000㎡(약 1만8805평), 경남 거제시 거주자가 4만9000㎡(약 1만4900평), 경남 통영시 거주자가 4만2000㎡(약 1만2740평), 일본 지바현 거주자가 4만1751㎡(약 1만2650평)를 보유하는 등 면적 기준 상위 30위 소유자가 모두 외지인이었다.
가덕도 부동산 투자 열기는 지난 2009년 4월 국토연구원이 가덕도를 영남권신공항 5개 후보지 중 하나로 발표한 이후 달아올랐다. 국토연구원 발표 이후 거래된 가덕도 사유지 83%는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법인(法人)이 매입한 토지 70군데 가운데 36곳은 ‘부동산 법인’이 주인이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도 가덕도 내 신공항 예정지 인근에 1488㎡의 땅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치훈 사장과 그의 부친이 대주주인 대한제강과 자회사인 대한네트웍스는 가덕도로 진입하는 길목인 강서구 송정동 일대에 각각 7만289㎡와 6596㎡의 공장 부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실현 여부도 불확실한 정부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으로 덕 볼 사람은 미리미리 땅을 차지한 외지인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성범죄로 물러난 오 전 시장 일가족에게 수혜가 가는 것을 주민들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