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대표 “기대 못 미쳐 송구…정보 공개할 것”
넥슨이 자사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아이템 강화 확률 조작 논란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아이템 강화 확률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넥슨의 시도가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넥슨은 5일 "기존에 공개해온 '캡슐형'(랜덤박스) 아이템에 더해 '유료 강화·합성'의 확률을 전면 공개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아이템 정보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많은 비판을 받아왔던 '무작위·랜덤' 표현의 사용도 피할 것이며, 확률표 등을 추가 제공해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넥슨은 업계 최초로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넥슨이 공개하겠다고 밝힌 확률은 '아이템 강화'와 관련된 것이다.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업계 자율규제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과금을 유도하는 캡슐형 아이템들의 경우 기존 확률 공개 정보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무기·갑옷 등 아이템을 강화하는 작업에도 유료 확률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무작위·랜덤'으로 표현하고 해당 확률 정보를 전혀 공개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넥슨은 이용자들이 확률을 검증할 수 있는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 연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별로 확률 검증 시스템을 제공해, 이용자들이 신뢰할 수 있게 뽑기 확률을 투명하게 검증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조처는 해외 게임업계에서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
앞서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업데이트 과정에서 "아이템에 부여되던 추가 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수정한다"고 공지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게임업계의 유료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키웠다.
이용자들은 "지금까지 확률이 동일하지 않았던 것이냐"고 분노하며, 넥슨 게임에 과금을 하지 않는 '한도 0원 챌린지'를 벌이거나 '로스트아크' 등 타사 게임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넥슨은 당초 공표한 방침을 메이플스토리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또 기존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를 위한 보상안도 신속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5일 사내 시스템에 편지를 게재해 "이용자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게임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사과를 전했다. 그는 "게임별로 '이용자를 위한 투명한 정보 공개'라는 대원칙이 녹아 들어가는 작업을 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정보에 접근하도록 한다는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