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취는 매우 흔한 증상이고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질병의 신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구취에 관한 판단은 주관적이어서 정작 자신은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폴란드의 대학생 대상 연구에서 구취 유병률은 24%로 보고되었다. 한국·브라질·스웨덴의 청소년 대상 조사에서는 구취 유병률이 약 25%로 나타났다.
구취는 생리적 구취와 병적 구취로 나뉜다. 생리적 구취는 원인 질환 없이 구강 내에서 음식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인데 주로 혀에서 발생한다. 병적 구취는 구강 질환에 의한 것과 구강 외 질환에 의한 것으로 크게 나뉜다.
구취의 약 80%는 구강에서 발생하는데 가장 흔한 원인은 치아와 혀에 잔류한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성 치태다. 비구강성 원인으로는 코·부비강·후두·호흡기· 상부위장관 등의 질환, 대사 이상, 암종, 전신 질환, 그리고 약물이 있다.
구강성ㆍ비구강성 구취 구별하는 법
구취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구취의 원인이 구강성인지 비구강성인지 구별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두 요인을 감별하는 자가진단 방법은 가족이나 친지의 도움을 받아 입과 코에서 나는 냄새를 비교하는 것이다. 우선 입술을 꽉 다물고 콧구멍을 통해 숨을 내쉬었을 때 냄새가 강하게 난다면 코나 부비강의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이어서 콧구멍을 막고 입으로 숨을 내쉬었을 때 냄새가 강하다면 구강성일 가능성이 크다. 입과 코에서 나오는 냄새의 강도와 특성이 같다면 전신적인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구취의 약 80%가 구강에서 기원하므로 구취가 심하다면 우선 칫솔과 치실로 치아 위생 관리를 열심히 하고 혀 클리너나 칫솔로 부드럽지만 꼼꼼하게 혀를 매일 닦아야 한다. 특히 혀에 음식 찌꺼기와 세균이 도포되어 있으면 지속적인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구강건조증은 타액이 감소하면서 치아 감염 위험을 키워 이차적으로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잘못된 치아 복구나 의치도 구취의 원인일 수 있고 충치와 잇몸병의 원인이 되는 치태가 구취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구강 위생 관리만으로 구취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치과 진료를 받아 원인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로 구취의 원인 빈도가 높은 건 비강(코안의 빈 곳)이다. 부비강염이 구취를 유발할 수 있고 비강 폴립에 의해 비강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구취가 발생할 수도 있다. 폐농양, 괴사성 종양, 결핵 그리고 기관지확장증은 모두 구취를 유발할 수 있는데, 농이 형성되고 조직이 괴사해 상한 고기 냄새가 날 수 있다.
전신 질환으로는 간부전, 신부전 그리고 당뇨병이 구취의 원인일 수 있다. 간부전이나 간경화가 있으면 상한 달걀 냄새가 날 수 있으며, 신부전에 의한 요독증은 암모니아성 구취를 만들 수 있다. 당뇨병은 단 과일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소화기계 원인으로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구취를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일부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복용으로 침 분비가 줄어 구취가 발생하기도 한다.
진료를 받아도 구취의 병적인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구취를 줄이는 구강 관리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과 음주, 단 음식 등을 피하고, 커피·차 등 카페인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불소가 포함된 치약을 사용하고 잠자기 전 등 하루 2회 이상 칫솔질을 하고 혓바닥도 깨끗이 닦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