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6월부터 공개…“유명 박물관 견줘도 손색없어”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4.2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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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6월·국립현대미술관 8월부터 특별전 개최
방대한 양 기증에 수장고 및 미술관 신설도 검토
4월28일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정부에 2만3000여 점의 문화재 및 미술품을 기증했다. 사진은 기증 작품의 일부로, 윗줄 왼쪽부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 불화인 ‘천수관음보살도’ 등이다. ⓒ삼성 제공=연합뉴스
4월28일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정부에 2만3000여 점의 문화재 및 미술품을 기증했다. 사진은 기증 작품의 일부로, 윗줄 왼쪽부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고려 불화인 ‘천수관음보살도’ 등이다. ⓒ삼성 제공=연합뉴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정부에 기증한 문화재 및 미술품이 오는 6월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정부는 방대한 양의 기증품에 작품 수장고나 미술관 신설 가능성도 내비쳤다.

28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 측이 이 회장의 소장품 1만1023건을 포함해 약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전했다.

또 이건희 컬렉션을 위한 별도의 미술관 설치 계획에 대해서는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수장고도 부족할 수 있어,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근현대 미술관’ 형태로 할지, 기증자 컬렉션으로 할지는 즉답하기 어렵다. 앞으로 검토하고 방향을 정할 것”이라며 “고인의 훌륭한 뜻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되고 향유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문화재를 기증받은 국립중앙박물관은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오는 6월부터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할 예정이다. 박진우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 과장은 “관람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상설전시실 안에 나눠서 전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조사 연구를 통해 유물의 활용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을 시작으로, 9월에는 과천, 내년부터 청주 등에서 특별전시와 상설전시를 개최한다. 또 지역 공립미술관과 연계해 특별 순회전을 개최하고, 해외 주요 미술관 순회전도 진행해 한국 미술에 대한 국제적 위상을 높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준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상설관은 과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에 개설하는 계획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 리움미술관 등과의 패키지 전시관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소장 문화재·미술품 기증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회장의 기증품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고려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의 마지막 그림은 ‘김홍도필 추성부도(秋聲賦圖)’(보물 제1393호)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이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총 9797건(2만1600여 점)을 기증받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품 약 1226건(1400여 점)을 기증받는다. 기증품에는 최고 가치의 미술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등 한국을 대표하는 근대미술품 460여 점과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 거장들의 대표작도 많다. 

황 장관은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기증으로 우리 박물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해 평생 수집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기증해주신 고 이건희 회장의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예술적·사료적 가치가 높은 주요 예술품을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한 것은 사실상 국내에서 최초이며 이는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역대급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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