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륜 저버린 20대...친누나 살해.유기 후 키워드 검색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sisa3@sisajournal.com)
  • 승인 2021.05.01 17: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행 후 포털 사이트에 ‘강화도’ 등 시신유기 장소 키워드 검색한 정황
30대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30대 누나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 A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강화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연합뉴스

누나를 흉기로 살해한 후 강화도의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동생이 범행 후 시신이 발견됐는지 수시로 인터넷 검색을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인천경찰청 수사전담반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A(27)씨가 범행 이후 시신이 농수로 수면으로 떠오를 것을 염려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1일 밝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강화도’ ‘석모도’ 등 키워드를 검색해 범행 관련 보도가 나왔는지 확인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휴대전화로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서 자신의 범행 관련 기사가 올라왔는지 살펴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인천시 남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누나 B씨를 살해하고 열흘가량 아파트 옥상에 시신을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2월 말쯤 차량을 이용해 인천시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한 농수로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시신은 4개월 뒤인 지난달 21일 오후 2시쯤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달 29일 경상북도 안동의 지인집에 있던 A씨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동기에 대해선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누나와 성격이 안맞아 평소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며 “누나가 잔소리를 하면서 (범행 당일에) 실랑이를 하다가 홧김에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의 휴대전화 유심(가입자 식별 모듈·USIM)을 다른 기기에 갈아끼운 후 누나 명의의 카카오톡 등 SNS 계정을 사용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마치 누나가 생존해 있는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이는 남매의 어머니가 지난 2월14일 B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가출신고를 하자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사망한 B씨에게 ‘어디냐’ ‘걱정된다. 들어와라’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다시 누나의 SNS에 접속해 ‘나는 남자친구랑 잘 있다. 찾으면 아예 집에 안들어 갈 것이다’라는 답장을 보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