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판도 바뀌는 창업세계에서 생존 방법은?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tartceo@naver.com)
  • 승인 2021.05.20 11:00
  • 호수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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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창업의 기본은 SNS…배달 한계, 점포 품격 서비스로 해결

전환창업 시대가 왔다. 코로나 불황은 창업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전까지의 창업시장 공식·법칙·매뉴얼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자영업 시장의 생태계가 완전히 새롭게 세팅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 자영업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주역은 온라인 시장의 급팽창이다. 네이버·쿠팡·배달의민족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공부하지 않으면 자영업 사장님들의 성과 창출도 불가능한 시대로 재편되고 있다. 물론 온라인의 급팽창에 떠밀려 오프라인 자영업이 완전히 소멸될 리는 없다. 기존의 오프라인 수익모델을 최대한 잘 유지하면서 온라인 플랫폼과 접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바뀌는 중이다.

전국 상권의 지형도 또한 급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호황을 누렸던 거대 상권에서는 코로나 불황으로 ‘임대 문의’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권리금 없는 가게도 속출하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가 아닌 6개월이면 자영업 상권의 판도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위기가 커질수록 또 다른 기회요인은 생겨나기 마련이다. 시장의 법칙이다. 전환창업에 대한 니즈(욕구)도 커지고 있다. 전환창업이라 함은 코로나 시대에 생존 가능한 근본적인 피보팅(Pivoting)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개선·업종전환 등 과감한 콘셉트 전환을 서두르는 가게도 늘고 있다. 급변하는 자영업 시장에서 다양한 ‘전환창업’ 양상은 불황 극복을 위한 기회 창출의 일환으로 읽힌다.

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 요기요ⓒ시사저널 임준선
음식배달앱 배달의민족 요기요ⓒ시사저널 임준선

온라인 시장에도 발 담그는 전략 시도할 때

요즘 필자에게 상담을 청해 오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온라인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 식당에서 밀키트(Meal Kit·조리간편 식품) 판매를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잘될까요. 절차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가게 상품을 스마트스토어에서 팔아볼까 하는데요. 유튜브와 네이버에 우리 가게를 어떻게 노출하고, 알릴 수 있을까요” 등등의 질문을 끝없이 쏟아내고 있다. 어쩌면 요즘 시대 자영업 사장님들의 코로나19 시대를 헤쳐 나가는 실질적인 고민거리들일 수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우리 시대 자영업 사장님들에게 이런 고민들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로 빠르게 치달으면서 생존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온라인 마케팅, 온라인 수익모델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실로 변화된 셈이다.

필자는 고민을 털어놓는 자영업 사장님들의 속내에 두 귀를 크게 열고 잘 들어주는 일부터 시작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사장님들도 있다. 당장은 오프라인 판매수익만으로도 먹고사는 데 지장 없는 분들이다. 이런 분들이라면 일단 온라인 시장의 전체적인 변화에 대한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거나, 한 달에 꼬박꼬박 내야 하는 월 임차료 감당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면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가게들의 유형은 여러 가지다. 코로나 시대임에도 가게가 165㎡(50평) 이상 중대형 평수이고, 월 임차료 또한 500만원에서 1000만원이 넘는 곳도 수두룩하다. 코로나 이전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던 고정 지출이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매출 급감이 이어졌고 월세 내기도 힘든 상황에 처한 가게도 많은 상황이다.

신속히 중대 결단을 해야 하는 가게도 많다. 월 임차료가 최대한 저렴한 매장, 33~66㎡(10~20평) 정도의 작은 가게로 전환창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곳들도 있고, 매출액에 비해 매장 크기가 너무 큰 가게라면 2개의 서로 다른 간판을 달고 분할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익모델을 동시패션으로 공략하는 전환창업도 필요하다.

코로나 시대 신규 창업자들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도 창업자들의 신규 창업 관련 투자금액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 1억원 창업자가 가장 많았다면 최근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처럼 5000만원, 3000만원 창업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생계형 실속창업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 연결장치, 가게 콘셉팅 전략 급선무

코로나19 시대의 자영업 사장님들을 지탱해 주는 무기는 무엇일까. 새롭게 공부해야 할 전공과목을 설정해야 한다. ‘내 가게의 콘텐츠 만들기’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콘셉팅 전략’이 급선무라고 판단된다. 콘셉팅 전략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의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처음 제기됐던 키워드다. 가성비와 품질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명확한 콘셉트가 있는 가게가 주목받는다는 얘기다.

명확한 콘셉트가 있는 가게를 쉽게 설명하면 한눈에 반할 수 있는 가게 만들기로 압축된다. 시장의 생명력, 가게의 생명력은 소비자의 구매코드가 결정하기 마련이다. 570만 자영업 사장님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구매 창구가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소비를 깡그리 잊어버린 것은 결코 아니다. 온라인 소비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프라인 소비에 대한 갈망지수는 높아질 수 있다. 그 갈망코드를 중심으로 콘셉팅 전략을 재단장해야 한다고 본다.

첨언하자면 온라인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배달음식은 시간 단축과 편의성 지수는 높지만, 음식에 대한 품격지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오프라인 음식점들은 매장에서 만끽할 수 있는 코로나 안전지대 속에서의 ‘품격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가격이라면 배달보다는 직접 매장에서 구매했을 때 만족도가 배가될 수 있는 가치소비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동시에 그 콘셉트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우리 가게의 매력적인 콘텐츠 만들기로 이어져야 한다. 콘텐츠의 유형은 텍스트, 비주얼 이미지의 그림과 영상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콘텐츠들을 제작해 온라인 플랫폼에 탑재하는 전략이 전환창업, 콘셉팅 전략의 핵심사항이다.

코로나19 시대는 자영업 시장에 크나큰 시련으로 다가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시련 앞에 무릎 꿇을 순 없는 노릇이다. 시련을 딛고,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다양한 전환창업의 기회 찾기를 통해 행복한 자영업 인생으로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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