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 구간으로  은퇴 기간 나눠  연금 운용하라
  • 배현기 웰스가이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5.27 07:30
  • 호수 16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테크_은퇴] 실제 연금자산 배분 살펴보기 2탄…60대·70대·80대 이상 세 구간으로 

연금에 대한 수요는 사실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연금을 접하는 계기는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지인의 상품 권유로 인한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세액공제 혜택에 따른 자발적 가입이거나 이 둘의 조합인 경우다.

가입 이후 일정한 시간이 경과하면 자신이 매월 납입한 자금의 운용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 부분은 현금 흐름 분석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연금 수령까지 기간이 오래 남아 있다면, 즉 투자 기간이 매우 길다면, 운용에만 집중하면 된다. 반면 50대 중후반으로 연금 수령 시점이 곧 도래하는 가입자라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56세 A씨는 열심히 직장생활을 하며 국민연금도 꾸준히 적립했고 회사의 퇴직연금과 함께 개인적으로 개인연금도 잘 준비해 왔다. 60세가 되면 퇴직 대상자이나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 일을 할 수 있다면 조금 더 경제활동을 할 의향이 있다.

수령 시점 도래한 연금의 운용법

일단 60세 은퇴를 계획하고 있다. 4년밖에 남지 않았다. A씨는 현재까지 적립해 온 은퇴자금의 운용 방법보다는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에 관심이 많다. 수령 방법도 연금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그런 고민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정말 수령에 집중할 나이일까.

A씨 연금 현황을 살펴보자.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했을 때 은퇴 시점인 60세에 국민연금이 1억2000만원, 퇴직연금은 2억5000만원, 개인연금은 2억원으로 총 5억7000만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가 출발점에서 착오를 범한다. 대표적인 게 바로 은퇴 시점의 적립금 5억7000만원을 노후자금으로 쓴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자금으로 일단 제외하고, 나머지 4억5000만원은 은퇴 시점인 60세에 한 번에 모두 사용하는 게 아니다. 누구도 자신의 노후자금이 당장 사용하지 않는 상태로 낮은 수익률로 운용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은퇴 기간을 세 개 구간으로 나눠 해당 기간에 맞는 적절한 운용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

60세 은퇴를 예상하니 1기를 60~69세 10년으로 잡고, 다음 2기는 70~79세, 마지막 3기는 80~90세와 같이 세 구간으로 나눠보자. 56세인 현재 기준으로 1기인 60세부터 받을 연금은 투자 기간이 약 4년, 다음 2기는 14년이고 마지막 3기인 80세부터 받을 연금은 24년이라는 투자 기간이 확보된다.

사람들은 위험은 적게 부담하고 수익은 많이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필자는 계속해서 그게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투자 기간만 길게 가져간다면 국채 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이 가능한 반면, 위험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책 속의 이론이 아니라 지금까지 주식시장의 역사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 연평균 6% 수준의 수익 추구가 가능한 것이다.

이제 A씨의 현재 연금을 3개의 은퇴 구간에 어떻게 배분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A씨는 63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연금 이외 다른 금융자산도 있어 당장 연금 수령에 대한 특별한 계획은 없고, 가입한 지 오래된 연금저축보험(3)을 일단 연금으로 받으려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오랫동안 운용해 온 실적배당형 상품인 퇴직연금(1)과 개인IRP(2) 모두 금융기관에서 추천받은 원금보장형 상품이 대부분이어서 장기간 운용했음에도 연평균 수익률이 1% 중반 이하였다.

70대 중반 이후의 현금 흐름 눈에 띄게 개선

우선 적립금액이 큰 퇴직연금(1)과 연금보험(4)은 1기인 60세부터 오랜 기간 꾸준히 연금을 수령해 국민연금과 함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게 좋다. 다음으로는 원금보장형으로 운용해 수익률이 낮은 개인IRP(2)와 연금저축보험(3)을 각각 70세부터 시작하는 2기와 80세부터 시작하는 3기에 연금을 수령하기로 한다. (2)의 경우 투자 기간이 14년으로 주식형 자산을 60%까지 편입해도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그리고 (3)은 투자 기간이 무려 24년 확보되어 주식형 자산을 90%까지 편입할 수 있다. 요컨대 위험은 낮게 유지하면서 해당 투자 기간에 적정한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변경 전후의 현금 흐름을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은퇴 기간을 세 구간으로 나눈 결과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 투자 기간을 확보함으로써 주식형 자산 비중을 적극적으로 증가시켰다(그래프 참조).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변경 전에 비해 변경 후에는 70대 중반 이후의 현금 흐름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연금 수령 시점이 가까운 연령층은 운용만큼이나 수령 방법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다음에는 시장이 알려주지 않는 연금 수령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