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전시 예정 소녀상, 우익 방해 공작에 장소 변경키로
  • 김서현 디지털팀 기자 (seoh298@gmail.com)
  • 승인 2021.06.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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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일본군 ‘위안부’ 담은 사진 작품 등 전시 예정 소식에 우익 거센 항의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 시사저널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시사저널

일본 도쿄 한 갤러리에서 선보이려던 ‘평화의 소녀상’이 우익 세력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전시장을 바꾸게 됐다.

일본 시민단체로 구성된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 도쿄’ 실행위원회가 지난 10일 도쿄 중의원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도쿄 신주쿠구 세션 하우스 가든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려 했으나 우익의 방해로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표현의 부자유전에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전쟁으로 처참했던 과거를 표현하고 책임을 묻는 작품이 다수 전시될 예정이었다.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모습을 담은 사진가 안세홍의 작품, 태평양전쟁 책임자인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1901~1989년)의 사진이 불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 등도 출품될 계획이었다. 관람권을 지금까지 미리 구입한 사람의 수는 6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 개최 소식이 전해진 후 우익 세력들은 6일부터 전시 개최를 예정 중인 세션하우스가든 주변에 몰려와 항의했다. 이들은 확성기나 마이크 등을 들고 “위안부상 들이지 마라” “반일 전시회 그만두라” “전시장을 빌려주지 마라” 등 구호를 외치며 위협했다. 어느 날에는 검은색의 선전 차량이 9대가 몰려와 둘러싸기도 했다.

이들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세션하우스가든 측은 심각한 경영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카모토 유카(岡本有佳) 실행위원은 “폭력적인 공격으로 표현의 기회를 빼앗으려는 행위에 강력히 항의한다”며 “부당한 공격에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시가 취소되면 제2의 사태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행위는 도쿄 내에서 여러 전시장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 전시장 확보 상황에 따라 전시 기간이 바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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