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역설…울산 대기환경 살렸다
  • 박치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8@sisajournal.com)
  • 승인 2021.06.2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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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활동 둔화로 미세먼지·아황산가스 등 오염물질 농도 감소

최근 2년 동안 ‘산업 수도’ 울산의 공기 질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산업활동이 둔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코로나19가 지역경제를 추락시키는 ‘부정적 효과’를 주고 있지만, 대기환경을 개선시키는 ‘긍정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울산국가공단 전경ⓒ울산시
울산국가공단 전경ⓒ울산시

2019년 전만 해도 울산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수시로 발령됐다. 공단에서 뿜어내는 대기가스에는 온갖 먼지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이 거의 사라졌다.   

국내 최대 규모의 화학공단인 울산의 미세먼지에는 각종 유해물이 들어 있다. 최성득 UNIST(울산과학기술원) 도시환경공학부가 울산지역 20개 지점에서 수동대기채취기를 이용해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13종을 비롯해 신종 유해물질인 할로겐화 다환방향족탄화수소(Halo-PAHs) 35종이 파악됐다. 울산지역 유해물질 분포도는 도쿄·베이징 등 인접국가들 보다 농도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2년간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그 이전보다 상당 수준 감소했다. 미세먼지(PM10)의 경우 올해 1∼5월 평균 농도가 39㎍/㎥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46㎍/㎥, 2018년 47㎍/㎥보다 훨씬 낮아졌다. 초미세먼지(PM2.5)는 올해 1∼5월 평균 농도가 18㎍/㎥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수치를 보였고, 25㎍/㎥인 2019년과 2018년보다 상당 수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공단의 가동률 수직하락이 경제적 측면에서 ‘불효자’지만, 환경적 측면에서 ‘효자’라는 지적이다. 김석택 울산대학교 교수는 “유화업종은 석유 정제분해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방향족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철강과 비철금속도 업종 특성상 미세먼지가 발생하는데, 가동률이 떨어지는 만큼 미세먼지 발생양도 그 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울산미포산단 업종별 가동률은 철강 52.4%, 석유화학 89.1%, 기계가 85.1%로 나타났다. 업종에 따라 코로나19 이전 보다 많게는 40%, 적게는 9%p 이상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울산국가공단의 2020년 총생산액은 143조7900억 원으로 2019년의 162조8600억 원에 비해 11.7% 감소했다. 하지만 각종 대기오염 배출물량은 크게 줄었다. 

아황산가스(SO2) 농도는 올해 1∼5월 평균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같은 0.004ppm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는 0.005ppm, 2018년에는 0.006ppm을 기록했다. 이산화질소(NO2) 농도도 올해 1∼5월 평균 0.020ppm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0.023ppm 2018년 0.022ppm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일산화탄소(CO) 역시 올해(0.4ppm)가 2019년(0.5ppm) 2018년(0.5ppm)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울산공단 5개 사업장이 코로나 팬데믹의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를 틈 타 대기오염 물질 측정치를 조작했다가 검찰에 적발되면서, 환경부와 울산시가 일제 조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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