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한 이재용 “큰 걱정 끼쳐 죄송”…아수라장 된 구치소 앞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8.13 11: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부회장 “우려·기대 잘 알아…열심히 하겠다”
“재벌 특혜” vs “경제발전 응원” 비난·응원 뒤섞여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가석방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가석방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1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가석방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정장 차림으로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나와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정문 앞에 대기하고 있던 G80 승용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부회장이 구치소 안쪽에서부터 걸어나오자 가석방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고함을 지르며 " 유전무죄" "재벌 특혜" 등을 외쳤다. 한 켠에서는 박수와 함성을 보내는 등 현장은 찬반 양론이 극명히 교차하며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월13일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 됐다. 법무부가 이 부회장을 8·15 광복절 가석방 대상에 포함하면서 재구속 된 지 207일 만에 출소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앞두고 서울구치소 정문에는 법무부의 결정을 규탄하는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석방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민주노총은 오전 9시께 구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재벌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다"며 "국정농단의 몸통이고 주범인 이재용을 가석방하고 그 자리에 민주노총 위원장을 넣는 건 민중의 고통과 절규의 목소리를 거부하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가석방 지지 단체 회원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제발전 응원합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을 만들어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이 부회장의 석방을 환영했다. 

유튜버 50여 명도 구치소 앞에서 각각 개인 방송을 진행하며 이 부회장의 석방 장면을 생중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앞둔 8월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이 찬반 집회와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앞둔 8월13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이 찬반 집회와 취재진으로 붐비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은 2개 중대 200여 명을 구치소 앞에 배치해 미연의 사태에 대비했지만,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이 부회장은 관련 법에 따라 가석방 기간 중 보호관찰을 받게 된다. 거주지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 시 보호관찰관에 신고해야 한다. 취업제한 규정도 그대로 적용된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징역형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날부터 5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이 부회장은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어 가석방 이후에도 '사법 리스크'는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