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시티 포럼 2021] 공유경제, 도시의 경계마저 허물다
  • 이석 (ls@sisajournal.com)
  • 승인 2021.08.26 09:3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 “지역 격차 해결 위해 일본 요시노 마을 주목”

음성원 도시건축전문작가는 자타가 인정하는 공유경제 전문가다. 그 동안 저술한 공유경제 관련 책만도 3개나 된다. 지난 8월25일 서울시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시사저널 주최 ‘굿시티 포럼 2021’에 연사로 참석한 그는 “공유도시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다”면서 “과거에는 공간을 함께 쓰는 수준이 공유의 개념이었지만 현재는 그 개념이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됐다”고 했다.

8월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시사저널 주최로 열린 굿시티 포럼 2021 행사에서 음성원 도시건축전문 작가가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8월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시사저널 주최로 열린 굿시티 포럼 2021 행사에서 음성원 도시건축전문 작가가 세션 발표를 하고 있다. ⓒ최준필 기자

공유 기술 도입해 산적한 도시문제 해결

실제로 공유 기술은 현재 우리 사회에 산적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영국 셰드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영국 자산관리 회사인 로 가디언이 2017년부터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오피스의 자투리 공간을 거주지로 활용하는 개념이다. 오피스 공실률을 줄이면서 밀레니얼 1인 가구의 거주 수요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의 벤치스 컬렉티브 역시 공유경제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한 케이스로 꼽힌다. 음 작가는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웃간 교류가 단절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집 앞 남는 땅이나 거리에 공유의자를 두게 했는데 효과가 좋았다”면서 “지역민들이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음식도 교환하면서 자연스럽게 관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1111 링컨로드의 경우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주차빌딩을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다. 음 작가는 “이 건물은 현재 마이애미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을 만큼 유명한 주차장이다”면서 “평소에는 주차빌딩으로 사용하지만 자동차가 빠져나간 시간에는 파티나 단체 요가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유 기술은 도시 이용의 물리적 경계나 질적 경계마저 허물어뜨렸다. 서울시의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인 ‘따릉이’나 카카오택시, 전동키보드,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이다. 음 작가는 “지난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한 게스트 5명 중 1명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원격 작업을 하거나 휴식을 취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면서 “그만큼 공유 기술은 도시의 경계나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마저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소득 올리면서 고령화 문제도 해결

음 작가는 공유경제를 이용해 지역격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의 고려와 마을인 요시노다. 그는 “에어비앤비는 이 마을에 건물을 짓고 1층은 마을회관, 2층은 4인이 이용 가능한 숙소로 활용하게 했다. 이 숙소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마을 주민들은 자기집을 공유 숙박으로 내놓았다”면서 “공유 숙박을 통해 지역경제 뿐 아니라 고령화 문제까지도 해결한 대표적인 케이스로 연구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도 최근 일본 요시노 마을을 벤치마킹한 공유경제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충남 공주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인 봉황재가 주목된다. 한때 이곳은 지역의 외진 마을에 불과했지만, 개성있는 한옥과 공방, 갤러리들이 속속 몰려들면서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덕분에 봉황재의 경제적 가치는 숙박비를 제외하고 월평균 15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리적 약점을 극복하고 공유경제를 도입한 봉황재의 성공 모델 역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음 작가는 강조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