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백화점 부쉐론 매장서 ‘VIP 정보’ 유출…재벌도 털렸다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1.10.20 16:5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석 브랜드 부쉐론…유출 정보 지극히 사적인 내용도 포함
서울 강남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서울 강남경찰서 전경 ⓒ연합뉴스

서울 강남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 VIP 고객들의 사생활 정보가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갤러리아백화점 내 프랑스 명품보석 브랜드 부쉐론 매장에서 VIP 고객들의 사생활 정보가 유출됐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500만원대 ‘콰트로링’으로 유명한 부쉐론은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쉐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59.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0% 이상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부쉐론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갤러리아백화점에 발령받았다. A씨가 출근하자 갤러리아백화점 부쉐론 매장 점장은 A씨가 그동안 보석 딜러로 활동하며 수기로 작성한 VIP 리스트를 넘길 것을 요구했다.

A씨는 VIP고객의 사생활인 만큼 그들의 동의 없이 넘길 순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나 부쉐론 일부 직원들은 A씨가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VIP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A씨의 수첩을 무단으로 보고 사진으로 찍어 단체대화방 등 외부에 유포하기도 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는 30여 명으로, 재벌가와 중견기업 오너 등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정보에는 연락처와 주소, 가족관계, 각종 기념일, 친구관계, 취미, 단골식당 등 지극히 사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경찰에 고소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최근 부쉐론 매장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로 VIP 리스트를 촬영한 직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 의심을 받는 직원의 스마트폰을 압수해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정확한 유출 경로와 규모를 확인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이번 사건이 백화점이 아닌 부쉐론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통상 해당 브랜드가 직원 채용과 관리를 한다”며 “사건과 관련된 직원들은 브랜드 소속 직원으로 추후 피해 보상이 이뤄지게 되더라도 백화점이 아닌 브랜드 차원에서 처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쉐론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섣불리 말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부쉐론은 이번 경찰 수사와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