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의 판을 이야기하자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4 11:00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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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유학자-경영인의 콜라보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영환, 이기동, 최수 지음 / 앵글북스 펴냄 / 456쪽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영환, 이기동, 최수 지음 / 앵글북스 펴냄 / 456쪽  

흥의 민족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최근의 흐름은 흥분을 가져오기에 충분하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콘텐츠 OTT 넷플릭스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주변에서도 나이에 상관없이 극본을 써보겠다는 이들이 넘쳐난다. BTS 등 한국의 문화코드는 이제 깜짝 흥행이 아닌 것도 확실하다. 한글을 배우겠다는 이들도 넘쳐난다. 가장 확실한 것은 G8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한국이 이제 모든 면에서 변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 대전환 시기에 우리나라는 어떤 비전과 방향성을 가져야 할 것인가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학자, 유학자, 기업인이 한국 주도로 판을 짜보자는 진지한 접근을 시도해, 《대한민국, 변방에서 중심으로》를 출간했다. 동국대에서 경제학을 강의하고, 현재는 명예교수로 활동하는 이영환 교수와 성균관대에서 동양학을 강의한 후 역시 명예교수로 활동한 이기동 교수, 반도체 분야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든 글로텍 최수 회장 등 세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다.

이들은 우리의 정서에서 긍정적인 부분만을 보지 않는다. 우선 지적하는 것이 국민을 갈라치는 ‘파편의식’에 대한 반성이다. 파편의식은 부분적인 지식으로 형성된 편견이 자신의 에고와 결합하며 만들어진 편향된 의식이다. 이 때문에 사회의 흐름에서 자신을 유리시키고, 사회적 소통을 악화시키는 한편 사회적 시너지를 구축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필자들은 이런 의식을 이기는 힘을 우리가 오랜 기간 축적한 ‘한마음 의식’이라고 본다. 가족을 위해 열사의 나라에서 노동으로, 독일에서 간호사나 광부로 자신을 바친 우리 국민의 의식이 바로 한마음 의식이라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미국이나 중국 같은 헤게모니 국가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문제는 물질적 풍요가 만든 빈부격차나 4차 산업혁명 발달로 인한 인간의 소외도 만만치 않은 위협요소라는 것이다. 그런 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김구 선생이 말했던 문화 강국이라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또 스토리를 통해 내러티브를 만들라고도 말한다. 일제의 역사 침탈에서 살아남은 단군 신화부터 포스코의 철강 신화나 삼성의 반도체 신화 등도 이 시대에 맞는 의미 있는 스토리라고 말한다.

이 책은 이러한 고민점들을 해소하고 좀 더 행복한 미래 한국을 만들기 위해 대한민국 최고 지식인 3인이 함께 모여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물이다. 유학자인 이기동 교수는 반복되는 역사의 흐름을 통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사적 틀을 제공하고, 경제학자인 이영환 교수는 경제학과 사회학, 심리학 등을 통해 현재의 시스템을 분석한 최신 학문의 틀을, 기업인인 최수 회장은 실제 경험을 토대로 그 둘의 대안을 현실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실현 가능성의 틀을 제공한다. 각각의 경험과 지식의 이질성, 토론 주제의 다양성, 더불어 동의와 반대를 거듭하며 합의점에 도달하는 토론 방식만으로도 이 책은 독자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전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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