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복심’ 양정철, 이재명 구원투수로 등판할까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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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지율 하락 국면…전략 재검토 위해 선대위 합류 가능성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연합뉴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원조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오는 17일 국회를 찾는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주최하는 한 비공개 간담회에 발제자로 초청돼서다. 양 전 원장이 국회를 찾는 것은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약 19개월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양 전 원장의 ‘여의도 컴백’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킹메이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자, 여권에서는 ‘선거 책략가’ 양 전 원장을 구원투수로 불러드리려 한다는 것이다.

양 전 원장은 17일 낮 12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민주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모임이 주최하는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양 전 원장의 기조 발제와 의원들과의 자유 토론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 의원 중 약 20여 명이 참석할 전망이다.

양 전 원장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대표적인 책략가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에서 메시지 팀장을 지냈고, 2017년 대선 당시엔 문 대통령 당선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광흥창팀’의 핵심 멤버였다.

그러나 양 전 원장은 선거철만 지나면 정치와 거리를 둬왔다. 대선 승리 직후 ‘공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고 뉴질랜드로 떠났다. 이후 2019년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으로 복귀, 여당의 압승을 견인했다. 당시 양 전 원장은 인재영입 전략과 선거 메시지 등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 후 다시 미국행을 택하며 ‘야인’이 됐다.

그런 그가 다시 한국에 모습을 드러낸 건 ‘민주당의 위기’와 맞닿아 있다. 양 전 원장은 4·7 재·보선에서 민주당 주자들이 고배를 마시자, 그달 바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입국했다. 귀국 이후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여러 캠프의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모두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선에서 승리한 이 후보가 지지율의 부침을 겪으며 양 전 원장의 고민도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지난 15일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 45.6%, 이재명 후보 32.4%로 집계됐다. 전주 대비 윤 후보는 2.6%포인트, 이 후보는 1.2%포인트 각각 상승하면서 양자 간 격차는 13.2%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친문 의원들 사이에서, 양 전 원장이 차기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또 한 차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컸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총선 당시 만난 양 전 원장은 기존 중진 의원들과 비교해 굉장히 섬세한 전략가의 모습이었다. 2030세대가 정치에 기대하는 니즈(needs) 역시 잘 파악하고 있었다”며 “양 전 원장이 대선을 돕는다면 당에는 천군만마가 될 것이다. 당이 위기인 상황이라 양 전 원장도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양 전 원장의 등판이 공식화된다면, 야권의 ‘킹메이커’ 김 전 위원장과의 정책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양 전 원장은 지난 6월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경제 민생’ 이슈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인터뷰에서 그는 “부동산이나 LH사태는 발화점에 불과했다. 너무 많은 중도층 여론을 ‘태도 보수’로 돌려버린 게 패인”이라며 “검찰 이슈, 언론개혁 이슈 등 개혁 과제는 정권 초기 과제다. 마무리에 접어들어야 할 이슈가 전면에 부각되는 건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8.0%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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