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都3村 ‘러스틱 창업’에 주목하라
  • 김상훈 창업통TV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8 12:00
  • 호수 1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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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_창업] 투자 수익성과 함께 힐링 코드 연출 가능
아이템·입지 선정과 운영전략이 관건

‘시골창업’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발표한 2022년 호랑이해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다. 복잡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시골마을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해외여행이 막힌 소비자들에게 한적한 시골마을 자체는 이미 오래전에 새로운 형태의 구매처로 부상했다.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을 시골마을의 차박 열풍으로 해소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창업시장 관점에서도 러스틱 창업은 의미가 크다. 위드 코로나 시대의 창업시장 핵심 코드는 창업자가 행복한 실속 창업이다. 투자비용 줄이기는 기본이다. 특히 한 달에 한 번 지불해야 하는 월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 됐다. 시골마을 가게의 경우 도심 상권보다 임차료가 저렴할 수밖에 없다. 결국 시골창업의 핵심은 ‘창업자 스스로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창업법’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 이종현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차문화박물관 이원종 관장과 류인숙씨가 운영하는 차우림은 두레음악회를 여는등 문화살롱 역할도 하고 있다.ⓒ시사저널 이종현

장흥 시골마을에 문을 연 파스타가게

광주광역시 송정역에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파스타가게를 찾은 적이 있다. 전남 장흥군 용산면 덕암리 시골마을에는 ‘남하부엌’이라는 파스타가게가 영업 중이다. 홍성순씨 가족이 운영하는 특별한 파스타집이다. 대표 상품은 스페인 전통요리인 하몽파스타와 하몽피자, 장흥 바다의 특산물이자 원재료인 키조개를 이용한 키조개파스타 등을 서비스하는 고급진 파스타 전문점이다.

홍 대표는 장흥 덕암리 마을 창고를 빈티지풍 레스토랑으로 변신시켰다. 휴일은 월요일과 화요일이다. 휴일을 제외하고 5일제 영업을 하는 시골마을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셈이다. 남하부엌 옆에는 ‘남하점빵’이라는 공방도 있다. 이곳을 찾는 도시 사람들에게 먹거리는 물론 살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재밌는 공간인 셈이다.

덕암리 시골마을의 상권 경쟁력을 살폈다. KTX와 SRT가 정차하는 광주 송정역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위치한 시골마을이다. 장흥군 인구는 3만670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1시간 거리에 위치한 광주광역시 인구는 145만 명에 달한다. 실제 남하부엌의 핵심 고객은 덕암리 주민보다는 인근 대도시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나 연인이 많은 편이다. 시골마을 창업은 인근 도시 사람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창업자 스스로 그 동네의 주민이 돼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 동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시골마을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시골마을 상권입지를 찾아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도심상권에서 점포 구하는 방법보다 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골마을과 점포를 결정하는 것은 시골창업 성패를 좌우하는 첫 단추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시골마을 창업의 아이템 결정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철저하게 창업자의 역량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는 아이템이 유리하다. 남하부엌 주인장인 홍성순 대표는 인천에서 파스타 조리장을 했던 경험을 살려 전남 장흥 시골마을로 내려간 경우다. 외식업 창업자라면 해당 시골마을의 원재료를 활용한 창업 아이템이나 주력 메뉴 개발도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것이다.

시골창업이라는 관점에서 외식업 외에 다른 아이템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 판매업도 가능하다고 본다. 시골마을 신토불이 농수축산물 온·오프라인 유통매장 창업을 고려할 수 있다. 창업자의 영업공간과 생활공간은 시골마을이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 입점과 전국 택배 시스템을 통해 얼마든지 도시 사람들을 공략할 수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2600만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신토불이 농수산물, 식품가공업 유통사업은 충분히 기회요인이 많다고 판단된다. 기타 서비스업 아이템으로는 시골마을 민박대여업 등도 고려할 만하다. 에어비앤비와 연계한 도시 사람들의 재충전 공간을 창출하고 ‘휴(休)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골마을 창업의 성패는 마케팅에서 결정된다. 창업 성과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창업 예정지인 시골마을과 점포(집)가 결정됐다면 매장(집) 꾸미기가 뒤따라야 한다. 도시에서 생활하는 소비자들의 감성 코드를 자극할 수 있는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경쟁력은 필수조건이다.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있는, 강력한 서사의 내러티브 마케팅도 필요하다. 내 가게를 찾는 도시 소비자들의 자발적 마케팅을 유도하는 전략인 것이다.

 

시골마을 창업의 성패는 마케팅

비주얼 코드가 있는 대표상품의 뉴스 만들기와 함께 창업자 중심의 뉴스 만들기도 뒤따라야 한다. 시골마을 창업의 주인공인 창업자의 매력 코드를 높이는 것이 창업 성패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템메뉴, 득템상품 만들기도 필요하다. 장흥 시골마을에서 장흥산 키조개를 이용한 키조개파스타를 만들고, 스페인 요리인 하몽파스타를 서비스하는 것은 시골마을을 찾는 도시 소비자 입장에서는 특템메뉴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바닷가 상권은 물론 산골마을 오지의 산촌상권에 가면 그 동네에서 생산되는 원재료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특템메뉴, 득템상품 만들기는 시골마을 창업 성공의 또 다른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다. 

시골창업은 은퇴 후 행복한 인생2막을 꿈꾸는 5060 창업자들로서는 일로서의 창업 코드와 창업자 스스로의 힐링 코드 연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살펴야 한다. 시골마을 창업은 주말에만 영업하는 방법도 있다. 4~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3일은 시골에서 생활하는 5도2촌, 4도3촌 창업법도 가능하다. 투자금액,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시골마을이 고향인 창업자라면 ‘고향마을 비즈니스’도 타진해볼 수 있다.

물론 위험요인도 존재한다. 도심지와 2시간 이상 거리의 시골마을은 수익성이 반감될 수 있다. 그럼에도 시골마을 창업은 단순하게 투자수익성만을 앞세울 순 없다. 시골살이에 따른 창업자의 즐거움 찾기가 우선이다. 나를 위한 창업법, 내가 즐겁고 행복한 소확행 창업이 곧 시골창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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