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뽑고, 재고 늘렸는데…코로나에 물거품된 ‘연말 특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1.12.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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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모임 인원 제한에 방역 패스 확대 적용
소상공인단체 등 ‘손실보상안’ 수립 촉구

“위드 코로나라 그래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죠.”

4일 서울 중곡동에서 파스타집을 운영하는 권아무개씨는 “갑자기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된다고 하니 예약 취소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재료들도 미리 사놨는데 다 재고가 되어서 버리게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가에 한 주점이 내놓은 간이 의자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의 한 식당가에 한 주점이 내놓은 간이 의자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이 한숨 짓고 있다. 코로나19(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자 크게 늘면서 방역 조치가 다시 강화되면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일 수도권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10명에서 6명으로, 비수도권은 12명에서 8명으로 제한하고 식당과 카페를 방역 패스 대상에 포함하는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추가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0명 내외로 높은 수치를 유지하는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공포까지 겹치자 방역 수위를 강화한 것이다.

이에 식당과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 등 ‘위드 코로나’ 추진을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정책을 뒤집어 매출에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서울 합정동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최아무개씨는 “크리스마스에 대관을 예약한 손님이 있었다. 그날 행사 운영을 위해 일일 아르바이트를 뽑았었는데 (방역 강화안이) 발표된 탓에 다 취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연말에는 단체손님 예약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터라 한 해 장사를 망친 기분”이라고 전했다.

카페 바로 옆에서 고깃집을 운영 중인 김아무개씨는 “연말이 되면 술과 고기 모두 미리 재고를 잡아놔야 한다. 최근 12시까지 운영 시간이 늘어나면서 재료 주문을 미리 넣어놨었는데 (방역 강화로) 잘못하면 다 버려야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럴 거면 처음부터 (위드 코로나 정책을) 발표하지 말았어야 한다. 이렇게 그때그때 방역정책을 바꾸면 피해는 다 상인들이 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정부가 관련 보상안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3일 논평을 내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 축소와 방역 패스 확대 적용은 인원을 제한하는 영업 제한 행정명령”이라며 “손실보상법에 따라 반드시 이에 상응하는 온전한 손실보상안이 패키지로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이 시행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내려진 이번 방침으로 소상공인들은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4주간의 긴 방역 강화 기간을 고려해 직접 행정명령 대상 업종뿐만 아니라 관계 업종으로까지 폭넓게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매출 감소 피해가 100% 온전히 보상될 수 있도록 손실보상금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가 방역 패스 확대 시행 과정에서 전자출입명부 설치 비용을 비롯해 비대면 발열 체크기, 위생·소독 기기 및 용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즉각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3일 기준 4944명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위중증 환자도 처음으로 736명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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