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더 강력한 돌연변이, 오미크론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2.13 07:30
  • 호수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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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단백질 12개인 델타 변이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는 32개에 달해

우리나라는 11월28일부터 오미크론 유행 지역인 남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11월11일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된 후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1월26일 이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를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그렇다면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는 왜 발생하고, 지금 오미크론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바이러스는 다른 생명체의 세포에 기생하기 때문에 숙주의 성질에 맞게 자신을 바꾸는 능력이 발달했다. 따라서 숙주의 유전자와 잘 섞이고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에서 매우 빈번하게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RNA 바이러스는 불안정해 변이가 더 잘 발생한다. 대다수의 사소한 변이는 별 영향을 끼치지 않고 사그라지지만, 일부는 생존과 증식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이가 이뤄져 우세종이 된다. 

그동안 발생한 알파·베타·감마·델타 등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 가운데 전파력이 가장 센 것은 델타 변이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신규 확진자 대다수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가 낮은 것이 문제로 여겨져왔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에 존재하는 전염성을 높이는 변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베타 및 델타 변이에 존재하는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변이도 가지고 있으며, 기존의 주요 변이를 모두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백신과 선천면역을 약화시키고 전파력이 매우 강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2월7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오미크론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12월7일 광주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오미크론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연합뉴스

델타 변이 이상의 대유행 가능

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에 이르는 돌연변이가 있다고 보고했다. 항체가 결합하는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손잡이 역할을 하므로 이 부분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전파력이 더 커지거나 백신 접종·감염 등으로 이미 항체가 형성된 사람의 면역체계를 피해 돌파감염이나 재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가 12개인 델타 변이가 발생한 후 불과 한 달 만에 우세종이 되면서 백신 효과가 약해지고 재유행이 나타난 전례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이상의 대유행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은 주로 40세 이하에서 나타나고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두통·인후통·기침·몸살·고열이 동반되지만, 증상이 심하지는 않으며 호흡곤란이나 미각·후각 소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현재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지 여부와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속도가 어느 정도냐인데, 이에 대해 남아공과 화이자·모더나 등 백신 제조사에서 현재 조사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 향후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력은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치명률이 높다는 증거는 아직 없으므로 손 자주 씻기,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조치를 유지하면서 백신 접종률과 부스터샷 접종률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도록 백신의 일부 성분을 조정해야 한다. 코로나19 변이 발생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늘리도록 국제적인 공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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