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 “나는 악화된 여론의 총알받이였다”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12.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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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결과에 소명 기회도 안 줘…김현미 전 장관 고소할 것”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 1심 소송에서 승소해 지난 20일 복귀했다. 지난해 9월29일 해임된 지 448일 만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16일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건의했다. 해임 사유는 태풍 ‘미탁’에 대한 재난상황 대비태세 소홀했던 점과 이에 대한 국토부와 국회에 대한 허위 보고, 인국공 직원에 대한 부당한 직위해제 지시 등이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의 건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구 사장에 대한 해임을 재가했다. 

구 사장은 “인국공 사태로 인한 악화된 여론의 총알받이였다”면서 자신을 해임 처분한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사저널은 21일 구 사장을 만나 그의 입장을 들어봤다. 구 사장이 자신의 해임과 관련해 입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본환 인국공 사장 ⓒ 시사저널 DB
구본환 인국공 사장 ⓒ 시사저널 DB

해임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인국공 사태 때문에 해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직고용을 내가 했나. 정부가 지시해서 직고용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우리 노동조합도 반발하고, 취업준비생들도 반발했다. 우리는 충분히 여론을 수렴해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총알받이. 총알받이라는 표현이 조금 뭐하지만, 당시 국정감사에서 인국공 사태가 핵심 쟁점이 될 것 같으니까 서두른 것 같다. 한 개인의 명예를 짓밟았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국토부 감사결과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인가. 

“태풍도 오지 않았고, 피해도 없었다. 인국공은 당시 행정안전부로부터 재난관리 우수기관 표창도 받았다. 뭘 잘못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토부 감사 결과는 재판에서 하나도 인정 되지 않았다. 인국공 사태로 인해 노조원들과 충돌하면서 다리를 다쳤다. 그런 사람에게 토사구팽도 아니고. 졸속으로 만든 감사다. 대단히 잘못된 감사다. 절차도 문제다. 법 위반이다. 감사법에 따라, 당사자에게 감사결과를 알리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이고 소명할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런 기회가 없었다.”

 

잘못된 해임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하나.

“국토부 직원들이 영장도 없이 사택을 샅샅이 뒤졌다.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지시 때문이다. 김 전 장관의 책임이 가장 크다. 무리하게 해임을 밀어붙였다. 김 전 장관은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조만간 김 전 장관을 고소할 생각이다.”

 

인국공 사장이 2명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1심 판결의 의의는 내가 해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 내 대표권이 회복됐다는 데에 있다. 또 법원은 지난 7일 내가 낸 해임처분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내 임기는 내년 4월15일까지다. 정부가 1심 판결에 대해 항소했지만, 내 임기 내에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으로 김경욱 현 사장이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 사장과 갈등할 이유는 없다. 조직에 잘 협조할 것이고, 크게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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