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사이트] “닫힌 바다를 열어 시민의 품으로”
  • 이정용 인천본부 기자 (teemo@sisajournal.com)
  • 승인 2021.12.3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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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바다이음 프로젝트 순항…국제적인 해양친수도시도 발돋움

인천지역 기초단체 10곳 중 7곳은 해안에 접해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 해안선의 길이는 1077㎞에 달한다. 이중 인천 내륙의 해안선은 231㎞이고, 나머지 846㎞는 강화군과 옹진군의 해안선이다.

이는 해양친수공간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세계물위원회는 2009년에 인천시를 ‘물 시범도시’로 지정했다. 인천시가 국제적인 친수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시민들이 해양친수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월미도와 연안부두, 용현갯골, 소래포구, 소래습지생태공원 등으로 한정돼 있다. 아직 대부분의 해안선은 산업시설로 가로막혀 있거나 보안철책을 걷어낸 후 개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2030 인천 바다이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보안철책과 산업시설 등으로 가로막힌 해안에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시민과 바다를 잇겠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이미 소래해넘이다리와 소래해오름공원, 소래습지생태공원 인근에 전망대와 산책로 등의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 시천가람터의 물놀이시설 공사도 마무리 단계다. 인천시는 이를 토대로 경인항과 내항, 송도, 영종도, 소래, 강화도 등 6개 권역에 21개의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019년 4월8일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절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019년 4월8일 인천시의 '해안도로 철책 철거 사업'의 시작을 알리는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절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 인천시

아암대로 갯벌 해안산책로…송도~소래 간 연결성 강화

인천시는 보안철책이 철거되면서 시민들에게 개방된 아암대로 변 군사시설을 활용해 교육·체험형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이미 송도 11공구 매립으로 기능을 상실한 1100m 길이의 호안 상부 방파벽을 철거해 산책로를 확장하고 유리벽 안전난간과 쉼터, 전망대 등을 설치한다.

인천시는 송도 람사르습지의 저어새 생태이야기와 갯골경관 등이 아암대로 친수공간의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시는 이를 바탕으로 아암대로 친수공간을 송도 람사르습지 조망권을 확보한 휴식형 친수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산업교 인근의 군사시설을 무인 도서관이나 카페 등 언택트(Untact) 공간을 마련하거나, 자전거나 전동스쿠터를 이용할 수 있는 e모빌리티 플랫폼을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의 야경이나 도심 속 갯벌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구조물(Deck)도 설치한다. 기존의 도로와 보행로, 자전거도로는 길게 뻗어 있어 통경축이 확보된 만큼, 중간에 휴게시설물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존에 매립을 진행하면서 해수소통과 퇴적물의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인공해안선을 자연해안선으로 복원하는 해양생태축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탄소흡수형 자연해안선 복원사업’을 적극 유치해 송도 람사르습지의 바닷새 서식지를 복원하고, 해안선의 생태적 연결성을 강화해 생물의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소래 해오름공원에서 인천 신항대로, 바이오산업교 인근의 생활권 배후 인구가 충분해 아암대로 갯벌 해안산책로가 해양친수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다가, 송도국제도시 수변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연결하는 친수보행축 형성을 목표로 잡고 있기 때문에 송도~소래 간의 연결성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 연안부두 역무선 방파제에 들어서있는 연오랑등대  ⓒ 인천항만공사
인천시 연안부두 역무선 방파제에 들어서있는 연오랑등대 ⓒ 인천항만공사

연안부두 역무선 방파제 친수보행로…바다경관 체험 명소

인천시는 연안부두의 빨간 연오랑등대로 진입하는 역무선 방파제 상부에 친수보행공간을 조성한다. 내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역무선 방파제 상부의 약 250m구간의 폭을 2m 확장하고 중간쉼터를 조성하는 게 주요 골자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역무선 방파제 상부를 산책하면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드나드는 선박뿐만 아니라 인천대교 등 방파제 바깥쪽의 바다경관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재 역무선 방파제 입구에서 연오랑등대까지의 거리는 약 500m이다. 하지만, 방파제 벽의 높이가 4m에 달해 방파제 바깥쪽의 바다경관을 감상할 수 없는 상태다.

인천시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추진하는 연오랑등대 경관조명 설치사업과 연계해 친수공간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연오랑등대에 경관조명 설치가 완료되면 역무선 방파제 친수공간이 바다를 바라보고 거닐며 체험하는 명소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시는 또 연안부두 역무선 방파제 친수공간 등 인천내항에서 재생되는 유휴 항만공간이 연결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북성포구에서 운영되지 않는 군사시설과 남항의 석탄부두 폐선로(청원선)을 재생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철재와 목재를 하역했던 제8부두의 항만구역 공유수면에 인공 모래사장 등이 들어서는 국내 최초의 해양레저체험공간을 조성하고, 월미도 관광특구에 기존의 상업시설과 유원시설을 연계한 워터프론트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2030 인천 바다이음을 주요 골자로 한 인천 해양친수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민과 바다를 잇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닫힌 바다를 열어 시민들에게 보다 친숙한 공간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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