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 3강' 배민-요기요-쿠팡이츠, 그들이 승부수를 던졌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2.01.19 10:00
  • 호수 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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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배달앱, 수익 다변화로 이커머스 시장까지 노려
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영역 확장, 무엇이 같고 다를까

지금의 ‘배달민국’을 만들어낸 것은 배달앱이었다. 2010년 배달통이 국내 최초로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수많은 업체가 있었다. 배달맛집, 배달114, 맛있는배달, 배달엔, 철가방, 배달킹 등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한 앱들이 배달시장에 진입했다가 물러났다. 이 중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곳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꾸렸다. 불과 4년 만에 ‘배달앱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때 만들어진 배달앱 3강은 배달통-배달의민족-요기요였다. 이들 3개 업체가 시장의 90%를 점유했다. 100곳이 넘는 배달앱이 앱 장터에 등록됐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주문하는 곳은 이 세 곳이었다. 당시 최다 등록업체 수(배달통), 최다 다운로드 및 방문자 수(배달의민족), 앱 실행만으로 주문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요기요)이라는 장점은 더욱 부각됐다. 소셜 커머스의 강점과 할인 혜택을 쥐고 뛰어든 티몬도 배달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2022년 대한민국에는 어떤 배달 지도가 그려지고 있을까. 3년 전에는 쿠팡이 쿠팡이츠를 들고 배달앱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해 6월에는 최초의 배달앱이었던 배달통이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배달앱을 속속 개발해 내놓았고, 금융권도 음식 배달 중개 서비스에 진출했다. 지금도 배달앱 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그럼에도 유지되는 것은 3강 체제다. 이제 배달의민족(배민)-요기요-쿠팡이츠가 3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차별화’다. 자사 플랫폼의 장점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이 맞붙었다. 배민과 요기요는 배달 서비스를 넘어 이커머스로 진화하고 있고, 이커머스로 시작한 쿠팡은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까지 영역을 넓혔다. ‘배달앱 3강’들은 올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배달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도약 시도하는 이유

코로나19를 거치는 비대면의 시대에 배달 서비스는 뜨거운 격동기를 마주했다. 2020년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7조4000억원. 전년보다 78.6% 증가한 수치였다. 2021년에는 10월을 기준으로 이미 20조원을 넘어섰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을 견인한 것이 배달앱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달앱을 쓰고 있을까. 국민의 60% 이상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집계를 기준으로, 배달앱 3사(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300만 명이 넘는다. 이 3사가 배달앱 시장의 90%를 점유한다. ‘배달’이 정체성이기에 지금까지는 유사한 전략을 펼쳐 왔지만, 최근에는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각기 다른 계획을 내놓고 있다.

공통된 행보는 ‘속도’에서 나온다. 기존 3강이었던 배달통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것은 쿠팡이츠다. 보통 배달 서비스는 배달지가 비슷한 여러 주문을 한 명의 라이더가 한꺼번에 픽업해 순차적으로 배달했다.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이 틀을 깼다. 업계 최초로 ‘한 집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라이더가 음식 1건을 고객에게 바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음식을 가장 빠르게 전달받을 수 있는 ‘단건 배달’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배민도 지난해 6월 음식을 픽업해 고객에게 바로 전달하는 배민1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요기요는 빠른 배달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했다. AI 배차 서비스를 통해 라이더에게 효율적인 배달 동선을 제공해 단건 배달과 비슷한 배달 속도를 구현한 것이다. 여기에 주문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배민페이, 요기요 1초 결제, 쿠페이 등 간편한 결제 방식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속도의 맥락에서 해석된다.

배달앱들은 이제 조리된 음식을 배달하는 데서 벗어나 ‘퀵 커머스’로의 진화도 노리고 있다. 배민은 B마트를 통해 이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수도권과 대전 등에 물류창고를 구축해 식료품이나 생필품을 배달하고 있다. 요기요의 생활밀착형 배달은 편의점과 마트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해 요기요를 인수한 GS리테일은 ‘우리동네 딜리버리’ 서비스를 통해 로컬 커머스를 진행한 경력이 있다. GS25편의점 점포와 GS더프레시 매장을 바탕으로 요기요가 퀵 커머스를 진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쿠팡은 쿠팡이츠를 통해 퀵 커머스 분야에도 발을 들였다. 최근 서울 송파, 강동, 강남, 서초 등에서 마트 배달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새벽에 도착하는 ‘새벽배송’의 개념을 넘어 ‘바로배송’ 서비스를 구축하는 흐름이 배달앱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 통해 이커머스로 도약

해외에서는 이 사업모델이 이미 정착돼 있다. 미국판 배민인 도어대시에는 대시마트가 있고,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딜리버리히어로(DH)도 디마트를 운영한다. 생필품 등 배달이 가능한 여러 품목을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왜 음식 배달앱이 품목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일까. 결국 수익이다. 업계 1위인 배민의 2020년 매출은 1조원을 넘겼지만, 치열한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 지출로 인해 영업 손실도 112억원에 달했다. 특히 배달앱들이 단건 배달에 뛰어들면서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적자를 키운다. 배달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지만, 속도를 높이면 출혈이 수반된다. DH는 지난달 독일과 일본에서 운영해 오던 음식 배달 서비스 ‘푸드판다’ 사업에서 철수했다. 치열한 배달 경쟁으로 인해 배달원 확보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간 수익을 늘리는 것보다 배달 주문 건수를 늘리는 데 집중해 왔던 DH는 실질적인 수익에 대한 압박을 견뎌내지 못했다.

배달앱 3강이 경쟁을 펼치면서 기존 영역 외의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먹거리 선택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3사의 전략은 달라진다. 배민이 택한 것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지난해 11월 온라인으로 개최한 우아한테크콘서트에서 “배민은 더 이상 음식 배달앱이 아니다. 배달앱을 넘어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배민은 이커머스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데, 음식 관련 상품에 집중하는 라이브 커머스인 ‘배민쇼핑라이브’가 대표적이다.

저력은 두 가지다. 배달 맛집의 인기 메뉴 밀키트나 배민 앱 내에서 사용이 가능한 브랜드 상품권 등 배민 고객에 특화된 상품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꾸린다는 점, 매월 2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플랫폼 파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배민은 1년이 채 되지 않아 누적 시청 수 5500만 회를 기록하면서 푸드 전문 플랫폼의 이미지를 굳혔다. 여기에 ‘배민스토어’를 통해 단순한 푸드 플랫폼이 아닌,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방향성을 확정했다. 최근 서울 강남 일부 지역에서 개시한 배민스토어 서비스에는 음식이나 식료품이 아닌 일반 상품 브랜드들이 입점했다. 배민은 신발, 꽃, 화장품 등을 1~3시간 안에 배달함으로써 다양한 상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 배달의민족이 2021년 배달앱 최초로 론칭한 라이브 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 ⓒ배달의민족 앱 캡쳐
▼ 배달의민족이 2021년 배달앱 최초로 론칭한 라이브 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
ⓒ배달의민족
쿠팡이츠는 블루리본 서베이 맛집을 입점시키는 등 음식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쿠팡이츠 캡쳐
쿠팡이츠는 블루리본 서베이 맛집을 입점시키는 등 음식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 쿠팡이츠
요기요는 2021년 11월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광고 캠페인 ‘배달앱의 미래’를 공개했다. ⓒ 요기요
요기요는 2021년 11월 멤버십 할인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의 가치를 담은 새로운 광고 캠페인 ‘배달앱의 미래’를 공개했다. ⓒ 요기요

맛집 단독입점·구독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

‘속도의 쿠팡’이 만들어낸 쿠팡이츠는 초반부터 배달 속도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경쟁사들이 배달 속도를 올리면서 빠른 배달 속도가 평준화되자 쿠팡이츠는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올리는 것을 차별점으로 택했다. 배달이 이뤄지는 시간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달이 가능한 시간대 자체를 넓혔다. 아침 배달, 새벽 배달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배달 가능 시간을 확장한 것이다. 여기에 쿠팡이츠에만 단독으로 입점한 가게를 보여주는 이츠 오리지널을 운영하고, 블루리본 서베이 맛집을 입점시키는 등 음식점에 대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쿠팡 앱과 연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과 연계해 혜택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잠재력도 존재한다.

작년 10월 ‘위대한상상’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한 요기요의 목표는 ‘전에 없던 커머스’를 만드는 것. 실제로 요기요는 배달앱에는 없던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요기패스’다. 요기요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인 ‘배달앱의 미래’를 공개하면서 요기패스를 소개했다. 요기패스는 할인 구독에 멤버십 혜택을 결합한 형태로, 월 9900원을 내면 총 3만원 상당의 배달 주문 할인과 포장 주문 1000원 할인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구독자를 대상으로 요기패스 라운지를 통해 여행이나 쇼핑, 레저, 이커머스 등에서 제휴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가입자는 두 달 만에 50만 명을 돌파했고, 출시 후 신규 회원 수는 1.5배 이상, 전체 주문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 화장품 등 배달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품목 카테고리가 확장되면서 전에 없던 구독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충족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반값 프로모션(4900원)의 반짝 효과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요기요는 3월까지 프로모션을 연장할 계획이다. 최근 요기요는 라이브 커머스 관련 사업 준비에도 착수했다. GS리테일과 함께 라이브 커머스와 퀵 커머스를 결합한 형태의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배달앱, 어디를 선택할까?

대다수 배달앱이 특정 브랜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앱 내 할인 혜택이나 이벤트를 이용해 주문하는 것이 가격 측면에서는 가장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동일한 음식점이지만 배달앱에 따라 음식의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다. 배달앱에서 ‘무료 배달’이라고 표기돼 있지만, ‘자세히 보기’ 등을 눌러보면 특정 금액 이상 무료 배달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다양한 음식점·1인분 음식을 찾는다면

배달의민족에는 1인분 카테고리가 따로 있어 최소 주문금액이 낮은 가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입점업체가 많아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다른 앱에서 ‘영업 준비 중’인 경우에도 배민에서는 주문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작성된 리뷰가 많아 음식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배민의 장점이다. 다만 리뷰 이벤트(리뷰 작성을 약속하면 서비스를 주는 이벤트)가 많이 진행되는 만큼 리뷰의 진실성을 100% 담보할 수 없다는 단점은 존재한다.

 

자주 주문한다면, 포장을 주로 한다면

요기요는 최근 출시한 요기패스를 통해 포장 1000원 할인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다. 배달의 경우 5000원 할인 2회, 2000원 할인 10회를 제공한다. 현재 프로모션으로 요기패스를 4900원에 가입할 수 있으며, 일부 카드사와 연계해 더 저렴한 금액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배달을 월 12회 이상 이용하거나 포장 음식을 자주 이용한다면 멤버십 구독 할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빠른 배달·아침식사를 원한다면

쿠팡이츠는 다른 앱 내 같은 가게와 비교하더라도 배송시간이 가장 짧은 편이다. 치타배달(쿠팡이츠가 취소 없는 빠른 주문 수락과 빠른 조리 시간, 높은 고객 만족도 등 조건을 충족시킨 음식점에 부여하는 표시)의 경우 10~20분 내 배달이 가능하다고 뜨는 곳도 있어 빠른 배달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쿠팡이츠를 선호한다. 그러나 배달 예상시간보다 훨씬 늦게 음식이 도착하더라도 환불이나 별도 보상은 어렵다는 것이 쿠팡이츠 측 입장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서울 지역 배달 서비스를 오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운영하고 있어 아침 식사나 야식을 배달하기 좋다.

 

할인 구매한 지역화폐를 사용하고 싶다면

서울시가 민관협력방식으로 추진하는 주문배달 서비스인 제로배달유니온에 속한 배달앱(먹깨비, 띵동 등)에서는 음식점이 위치한 지역구의 서울사랑상품권을 사용해 결제할 수 있다. 놀러와요시장에서 배달을 통해 장을 볼 경우,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이나 농할상품권 사용도 가능하다. 공공 배달앱은 높은 중개수수료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개발한 앱이다. 경기도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에서는 경기도 지역화폐로 주문이 가능하고, 위메프오에서는 광주상생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어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배달 시간은 오래 걸리는 편이고, 일정 금액 이상 주문하더라도 무료 배달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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