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지난해 마약 밀수 1272kg 적발…역대 최대 규모
  • 이은진 디지털팀 기자 (eunjinlee525@gmail.com)
  • 승인 2022.01.2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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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757% 증가…입출국 막히니 국제우편으로
관세청이 지난해 국내로 밀반입된 마약류를 1054건(1272㎏) 적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적발 건수와 양 모두 관세청 개청 이래 가장 많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투약하고도 남을 양이다. 사진은 컨테이너 입구에 적재된 코카인 ⓒ연합뉴스
관세청이 지난해 국내로 밀반입된 마약류를 1054건(1272㎏) 적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적발 건수와 양 모두 관세청 개청 이래 가장 많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투약하고도 남을 양이다. 사진은 컨테이너 입구에 적재된 코카인 ⓒ연합뉴스

지난해 세관 당국에 적발된 마약류가 전년 대비 폭증한 1272kg로 집계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적발 건수는 전년(696건)보다 51.4% 늘어난 1054건으로 집계됐다. 적발량(1272㎏)도 전년(148㎏) 대비 760%나 늘었다. 건수와 적발량 모두 관세청 개청 이래 사상 최대다. 금액 기준으로는 4499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었다.

최근 10년간 관세청 마약류 단속현황 ⓒ관세청
최근 10년간 관세청 마약류 단속현황 ⓒ관세청

주요 적발 품목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577㎏(126건) △코카인 448㎏(20건) △대마류 99㎏(336건) △페노바르비탈 57㎏(80건) △GHB 29㎏(1건) △러쉬 18㎏(213건) 등이다.

국내에서 많이 남용되는 메트암페타민은 적발량이 전년보다 849% 증가했는데, 이는 192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지난해 7월 멕시코발 해상화물(항공기부품)에 숨겨 들여온 밀반입 필로폰 403kg을 적발한 영향이 크다. 이는 국내 마약 범죄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코카인도 적발량이 전년 0.1㎏에서 급증했다. 448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지난해 12월 페루산 아보카도에 코카인 400kg을 숨겨 들여오려던 밀수범을 붙잡은 영향이다.

관세청은 메트암페타민의 경우 국제 마약 조직이 대규모로 밀수하는 일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해 적발된 126건 가운데 29건(553.3㎏)이 한 번에 1㎏ 이상을 국내로 들여온 케이스다. 제3국으로 코카인을 밀반입하기 위해 한국을 경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도 늘었다.

관세청은 또 신종 마약의 국내 반입 시도가 크게 늘어난 것을 새로운 마약 유통 트렌드로 보고 있다. 향정신의약품인 MDMA(엑스터시), LSD, GHB, 페노바르비탈, 케타민과 임시마약류(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품 중 마약류에 준해 취급·관리가 필요한 물질) 러쉬 같은 품목이다.

주방 환기 장치 내부에 숨겨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필로폰 ⓒ관세청
주방 환기 장치 내부에 숨겨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필로폰 ⓒ관세청

이런 신종 마약은 지난해 687건(142.9㎏) 적발됐다. 전년 대비 569% 증가한 양이다. 이들은 주로 해당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 합법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국가에서 밀반입되고 있다.

대마류의 적발량도 전년대비 50%(98.7kg) 증가했는데, 전체 적발량의 78%(77.3kg)가 기호용 대마 합법화 지역인 북미지역(미국·캐나다)으로부터 밀반입됐다.

지난해 적발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해외특송이나 국제우편으로 한국에 마약류를 밀반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라 국내외 입출국이 여의치 않자, 다크웹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밀수 경로별 단속 현황(단위: 건, g, 억원) ⓒ관세청
밀수 경로별 단속 현황(단위: 건, g, 억원) ⓒ관세청

실제 지난해 단속에서 우편·특송 등 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밀수 적발 건수는 159%, 적발량은 1288% 급증했다. 반면 항공 여행자를 통한 밀수 적발 건수는 전년 대비 73%, 적발량은 77% 감소했다.

특히 국제우편을 이용한 10g 이하 소량의 자가소비용 마약류 밀수 적발 건수는 2020년 138건에서 지난해 385건으로 17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쉬·대마류·엑스터시·LSD 등 4개 품목이 적발 건수의 77%를 차지했다.

임재현 관세청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온라인 마약거래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따른 밀수경로의 다변화가 예상된다”며 ”첨단 검사장비 도입을 늘리고, 온라인에 대한 감시활동을 확대하는 동시에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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