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을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2.15 11:00
  • 호수 1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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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mg/dl 이상 바람직해…신체활동량 늘리고 튀김·과자 등 섭취 줄여야

54세 A씨가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총 콜레스테롤이 246mg/dl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이 94mg/dl으로 높고, LDL 콜레스테롤은 126mg/dl으로 정상 범위라는 판정을 받았다. 흔히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건강에 나쁘다고 알고 있지만, 총 콜레스테롤이 높은 데도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물질로서 세포막, 뇌와 신경세포, 담즙의 중요한 성분이다. 콜레스테롤은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의 체내 흡수를 돕고, 에스트로겐·테스토스테론·코르티솔과 같은 여러 호르몬과 비타민D를 만드는 재료로도 사용된다.

콜레스테롤은 지단백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에 결합돼 혈관을 통해 운반되는데, 콜레스테롤은 크게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로 나눌 수 있다. 혈중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유형의 콜레스테롤은 LDL 콜레스테롤이다. LDL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약자인데, LDL 콜레스테롤 입자는 가장 바깥쪽이 인지질 단분자층으로 돼있고 그 안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산을 가진 구형 구조다. LDL 콜레스테롤의 혈중농도가 높으면 동맥벽 안에 침착돼 동맥 내경이 좁아지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간혹 혈전이 생겨 좁아진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초래한다.

HDL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약자인데, 지단백 중 크기가 가장 작고 30~50%가 단백 성분이어서 가장 밀도가 높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 분해한 다음 체외로 배출할 뿐만 아니라 혈관 내막의 손상을 막아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동맥경화가 발생하는 첫 단계가 동맥 내막의 손상인데, HDL 콜레스테롤은 동맥 내벽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 주기 때문에 혈중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질환과 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HDL 콜레스테롤, 지나치게 높아도 위험

HDL 콜레스테롤 혈중농도가 남성은 40mg/dl 미만일 때, 여성은 50mg/dl 미만일 때 동맥경화의 위험이 크다. 일반적으로 남녀 모두 60mg/dl 이상이 바람직하며 높을수록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00mg/dl 이상으로 지나치게 높은 경우에는 도리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다는 일부 연구도 있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흡연, 비만, 운동 부족 그리고 빵·과자·단 음료를 자주 먹으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복부비만과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 

따라서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체활동량과 운동량을 늘리고 금연을 하며 비만한 경우 체중을 줄여야 한다. 또한 정제 탄수화물이나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돼 있는 튀김·케이크·과자·아이스크림·단 음료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이나 노인은 하루 1잔 이내, 남성은 하루 2잔 이내의 가벼운 음주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음주하지 않는 사람이 일부러 음주를 시작할 필요는 없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일부 약물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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