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민간인 대량학살? 우크라 조작”…안보리 소집 요구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4.0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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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민간인 시신 410구 발견…대량학살 저질러”
러 “우크라 급진주의자들 도발…폭력 확대 시도”
3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부차 집단학살 사진이 조작이라며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러시아군이 떠나고 폐허로 남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개한 부차 집단학살 사진이 조작이라며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러시아군이 떠나고 폐허로 남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 부차 ⓒ연합뉴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서쪽 외각 소도시 부차에서 자국 군대가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의혹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출한 것”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부차에서의 러시아군 범죄를 입증하려고 공개한 모든 사진과 영상은 또 다른 도발”이라며 “공개된 영상은 서방 언론을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연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차를 점령했던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모두 철수했다”며 “점령 기간 민간인은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니거나 대피했고, 러시아군이 마을에 주둔할 당시 폭력적인 행위로 피해를 본 주민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는 부차 학살이 우크라이나 내부 소행이라며 항의 차원에서 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크라이나 급진주의자들이 부차에서 벌인 악랄한 도발에 비추어 오는 4일 안보리 회의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안보리 소집 요청은) 평화 협상을 방해하고 부차에서의 도발을 빌미로 폭력 사태를 확대하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시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권의 다음 범죄 배후에 있는 생각은 평화 협상 중단과 폭력의 확대”라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앞서 수일 전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퇴각하는 러시아군을 쫓아가며 이들을 북쪽 국경까지 밀어낸 후, 지난 2일에는 키이우를 비롯해 부차 등 주변 지역을 탈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3일 우크라이나 검찰은 러시아군으로부터 탈환한 소도시 부차에서 민간인 시신 410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특정집단을 죽이는 대량학살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인들은 할 수 있는 대로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을 없애버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토니우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의 모습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유엔 차원의 조사를 시사했으며,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이번 집단학살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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