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각지서 친러 시위…“러시아인 차별 그만”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4.1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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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는 러시아 땅” 외치다 체포되기도
독일, 전쟁 이후 反러·反우크라 범죄 ↑
1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수백 명의 러시아인이 참가한 친러 시위가 벌어졌다. ⓒAFP연합
1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수백 명의 러시아인이 참가한 친러 시위가 벌어졌다. ⓒAFP연합

지난 주말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한 독일 주요 도시에서 친러시아 시위가 벌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지지 세력과 대치했다.

영국 BBC 방송과 AFP 통신 등에 따르면 10일(현지 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러시아인 수백 명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거나 몸에 휘감고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멈추라”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일부 참가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오기도 했다.

이날 독일 북부 하노버 중심부에는 약 600명의 러시아인들이 차량 약 400대를 동원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도심을 달리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3500명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대들도 차량 시위 인근에 집결해 양측 충돌을 막기 위해 울타리가 설치되기도 했다. 대체로는 평화적인 시위였지만, 일부 참가자는 “돈바스는 러시아 땅”이라는 구호를 외치다가 체포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돈바스는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에 위치한 지역이다.

전날(9일)에는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에서 러시아 국기와 플래카드를 내건 차량 190여 대가 도심을 달리며 일선 학교에서 러시아어 사용 아동들에 대한 차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뤼벡에서도 약 60대의 차량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V’, ‘Z’ 등의 상징물을 사용했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에는 러시아 출신 이주민 120만 명, 우크라이나 출신 이주민 32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러시아 범죄가 383건, 반우크라이나 범죄는 181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 DPA통신은 독일 내에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많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들에 대한 괴롭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친러 시위가 러시아계 차별 문제를 항의하는 것을 넘어서서 러시아 침공을 지지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독일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DPA통신은 지적했다. BBC도 이들의 시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지지 표명을 금지하는 독일법을 우회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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