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이번에는 집단퇴장 동참…“대러 국제공조 의미”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4.2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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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C 회의 러시아 연설 때 참석자 3분의 2 퇴장
공동성명은 러시아 반대로 불발…의장 성명으로 대체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 시각) 워싱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 시각) 워싱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러시아 측 발언 순서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의미로 집단퇴장에 동참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IMF 산하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를 마친 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질의응답 및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전날(20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선 4~5개국 정도, G7 국가를 중심으로 행동이 있었고, 오늘은 여러 발언 내용이나 회의 진행 상황을 봤을 때 상당 부분 장관들이 퇴장하지 않을까 미리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에 따르면 이날 IMFC 회의 도중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세계 각국 재무장관 중 상당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뜻에서 자리를 떴다. 현장에 참석한 18개국 장관 중 12명, 6개 국제기구 수장 중 4명 등 3분의 2가 집단 퇴장에 동참했다. 한국 이외에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 대표 전원이 러시아 발언이 시작되는 동시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반면 스페인, 인도, 인도네시아, 스위스,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그간 대(對)러시아 제재에 미온적이었던 국가들이라고 홍 부총리는 전했다.

전날(20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때도 러시아 재무장관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국가 장관과 대표단이 퇴장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당시에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장관들이 러시아 측 발언 순서에 퇴장했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했던 프랑스도 화면을 끄는 등 동참했다. 다만 전날은 G7 국가 중에서도 일본, 이탈리아, 독일 등은 퇴장에 동참하지는 않았다. 홍 부총리도 당시는 자리를 계속 지켰다.

홍 부총리는 전날과 달리 이날은 퇴장에 동참한 이유에 대해 “대러 제재에 대한 국제 공조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뜻을 같이할 필요가 있겠다고 판단해 자발적으로 퇴장했다”며 “사정이 있는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같은 의사에 동참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회의에서 퇴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 간 그런 행동에 대한 예측과 반응이 잘 조율되지 않았다”며 “어제는 G7 국가 중에서도 안 나간 나라가 있었던 것처럼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사전에 집단퇴장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G20 내에서도 명분 없는 전쟁을 하는 러시아의 회의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는 견해가 같이 제기됐다”며 “(이날 집단퇴장 결정은) 대러 제재에 대한 동참이 필요하다는 것과 함께 한국이 갖는 독특한 여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제가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선험적으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발언할 때 퇴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적절한지와 각 국가가 처해있는 특수한 여건을 자로 재듯이 재단해선 안 되고, 그 상황 판단에 의해서 (결정)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IMFC 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합의문 채택 없이 종료됐다. 러시아의 침공 행위에 대한 규탄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은 러시아의 반대로 채택이 불발됐고, 이는 공동성명 대신 IMFC 의장성명서로 대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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