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만에 끝난 ‘검수완박’ 필리버스터…무슨 이야기 나왔을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4.2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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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뜬금없이 검찰 악마화” vs 민주 “민주적 통제일 뿐”
박병석 국회의장이 28일 자정께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찰청법에 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산회를 선언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
박병석 국회의장이 28일 자정께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찰청법에 관한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산회를 선언하자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핵심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8일 0시에 자동 종료됐다.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7시간 동안 격정을 토로했다.

토론을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여야 의원은 총 4명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약 2시간), 김종민 민주당 의원(1시간 15분), 김웅 국민의힘 의원(2시간 50분), 안민석 민주당 의원(약 40분) 순으로 이뤄졌다. 

전날 오후 5시 본회의 개의 이후 첫 주자로 토론을 시작한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검수완박이 진짜 검찰개혁이라면 5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군사작전 하듯 통과시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정권이 교체되면서 검찰 길들이기가 실패하니까 이제는 검찰을 껍데기만 남기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했다.

또 권 원내대표는 “정권 인수 시기에 민주당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대통령 권력으로 간신히 틀어막고 있었던 지난 5년 동안의 부정부패 실체가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뭘 잘못했기에 윤석열 정부의 검찰을 두려워하는 건가. 수사 공백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하고, 범죄로부터 유유히 빠져나가겠다는 심산이 검수완박법을 탄생시킨 배경”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음 순서로 단상에 오른 김종민 의원은 “브레이크와 통제 없는 검찰 수사 권력이 검찰의 현주소다. 검찰 수사도 통제받아야 한다”며 ‘검수완박’ 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구속이 두려워 (검수완박을) 추진한다는 것도 가짜뉴스”라며 “정치적인 싸움을 그만하고 무엇을 개선할지에 대한 논의를 1년만 하면 민주사법의 길을 반듯하게 열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다음 주자로 나선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검찰 선진화니, 수사‧기소 분리니 하는 것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검수완박은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산자부 원전 비리 사건,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을 수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수완박’ 법안이 힘없고 권리 주장을 못하는 장애인, 아동 그리고 극빈층에게 불리한 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토론 주자로 나선 안민석 의원은 과거 검찰 수사로 옥고를 치른 후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의 사례를 거론하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치 검찰은) 지금 윤석열 정권의 곳곳에 박혀서 기획수사 정치보복을 준비하고 있다. 이 야만의 시대에 국민들과 함께 맞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새 임시국회 회기는 오는 30일 오후 2시에 다시 열린다. 국회법에 따라 이날 필리버스터를 이유로 처리되지 못한 검찰청법 개정안은 다음 회기에 자동 상정되며 바로 표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민주당은 같은 방식으로 내달 3일 임시회를 열어 또 다른 ‘검수완박’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의 2차 필리버스터 등을 고려하면,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일은 내달 3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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