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승자는 한동훈?…민주당 ‘무딘 칼’에 쏟아진 혹평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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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처참한 수준”, 손혜원 “또 당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7시간 넘게 진행됐지만 결정적 한 방 없이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로 고강도 검증이 어려웠다는 입장이지만, 한 후보자의 작심 발언 앞에 제대로 힘을 못썼다는 혹평이 이어진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문회 관전평을 올리며 "상대적으로 한동훈만 돋보이게 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에 대한 집중 공세를 펼친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향해 "오늘도 한동훈에게 당하고 있다.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처참한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특히 처럼회 소속 의원들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 우울한 시절에 모처럼 웃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비꼬았다. 

'처럼회'는 2020년 6월 검찰개혁을 표방하며 만든 민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으로 김남국·김용민·이탄희·이수진·최강욱·황운하 의원 등이 속해 있다. 

진 전 교수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 문제를 제대로 따졌어야하는데, 조국 일가의 명백한 불법을 열렬히 옹호해온 전과가 있는 이들이라 애초에 그걸 따질 윤리적 자격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리하게 조국의 경우와 등치하기 위해 자기들이 잔뜩 부풀린 것을 곧 현실이라 우기려다 보니 섬세하고 예리한 지적을 못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한 후보자 딸의 논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상식적으로 외국대학에 지원하기 위한 스펙쌓기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거 정도는 (민주당이) 분명히 잡아줬어야 하는데 저런 머리로 법을 만들어 170석 쪽수로 밀어붙이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는 것"이라고 민주당에 직격탄을 날렸다. 

진 전 교수는 또 "조국 수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한 질의응답은 더 처참했다"며 "고작 한다는 얘기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이다. 국회를 무시하냐?'고 같지도 않게 윽박이나 지르는 수준"이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5월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자료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손혜원 전 의원 역시 한 후보자를 향한 민주당의 청문회 전략이 부재했고, 검증 칼날 또한 매섭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손 전 의원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손혜원TV》 커뮤니티에 한 후보자의 청문회 관련 기사를 인용하면서 "바보 같은 민주당은 오늘 또 한동훈에게 당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냈다. 

그는 "한동훈은 검찰 전체를 통틀어 언론을 가장 잘 활용하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언론의 프레임을 직접 만들어 기자들을 코칭하는 수준의 베테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한동훈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가 만난 최고의 책사로 생각하고 있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장관을 만들어 곁에 둘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민의힘이 최강욱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100% 한동훈의 작전일 것"이라며 "당연히 검수완박이라는 명칭을 초장에 내질러 판을 깨버리는 전략 또한 미리 계산된 전략일 것"이라고 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불발에 대해 "(한 후보자 측이) 거의 대부분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학적도 전혀 제공이 되지 않은 어두운 상황에서 더듬어 나가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추가 자료를 받아본 뒤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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