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건설, 특별 세무조사로 44억원 추징 당해…왜?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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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자돌림’ 세 딸 밀어주다 딱 걸렸나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연합뉴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연합뉴스

서희건설이 국세청으로부터 부과받은 추징금 44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제기돼온 일감 몰아주기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지난 1월22일 통보받은 추징금 44억7000만원을 모두 납부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추징금은 서희건설과 한일자산관리앤투자에 각각 39억4400만원과 5억2800만원이 부과됐다.

이번 추징금은 지난해 9월 이뤄진 세무조사의 결과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조사관 수십여 명을 서울 서초구의 서희건설 본사에 투입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이 조사가 특별 세무조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사전예고 없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점과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이 조사에 나섰다는 점 등을 들어서다. 세정당국 안팎에서는 당시 세무조사의 배경이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 일가의 사익 편취 논란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추징금을 부과받은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이은희 서희건설 부사장(20.66%)과 이성희 서희건설 전무(17.36%),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11.57%) 등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세 딸이 지분 49.59%를 소유한 회사다. 나머지 50.41%는 서희건설이 가지고 있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다. 이 회사는 유성티엔에스 지분 24.59%를 보유 중이며, 유성티엔에스는 다시 서희건설의 지분 29.0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오너 일가→한일자산관리앤투자→유성티엔에스→서희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특히 서희건설의 주주가 유성티엔에스 외에 이봉관 회장(4.14%), 이은희 부사장(0.81%), 이성희 전무(0.72%), 이도희 실장(0.72%) 등 특수관계인과 이엔비하우징(7.08%), 애플디아이(3.65%), 애플이엔씨(5.93%) 등 가족회사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감안,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오너 일가의 사실상 개인회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매년 매출의 상당 부분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채웠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전체 매출 63억7296만원 중 92.48%에 해당하는 58억9423만원을 내부거래로 채웠고, 2020년 내부거래 비중도 77.80%(총매출 62억5582만원-내부거래액 48억6748만원)에 달했다.

서희건설의 경우는 주로 일감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이 회사가 지난해 계열사들로부터 매입한 규모는 약 960억원에 수준이다. 이익을 올린 계열사 중에는 이 회장의 세 딸이 지배하는 애플이엔씨와 애플디아이, 이엔비하우징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 회사는 매년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막대한 매출을 올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들 회사는 공시 의무가 없어 정확한 내부거래 현황 파악이 불가능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 애플이엔씨의 2020년 내부거래 비중은 60.90%(621억원-378억원)이었고, 애플디아이 2018년 내부거래율은 66.78%(86억원-57억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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