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저축銀, 업계 최대 횡령…KB서 연이은 악재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6.08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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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억원 빼돌려…지난 5년 저축은행 전체 횡령액의 90% 상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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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저축은행 직원이 1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5년 동안 국내 저축은행 전체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 중 최대 규모다. 비단 KB저축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다. K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업계에서 가장 큰 횡령액을,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금융사고 최다 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KB저축은행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했다. KB저축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기업에 자금을 대출을 내주는 과정에서 내부 문서를 위조해 총 94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당초 KB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횡령액은 30억원이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횡령 액수가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KB저축은행은 횡령액 대부분을 부실로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 A씨가 횡령한 금액 중 90%에 해당하는 80여억원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KB저축은행은 자체 감사 결과 횡령 정황을 파악하고 지난해 12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A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마무리 짓고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5년 사이 국내 저축은행업계 전체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 중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금융업권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국내 저축은행에서 발생한 전체 횡령 규모는 87억8710만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5억110만원 △2018년 2억6900만원 △2020년 2억3380만원 △지난해 77억8320만원 등이다. 이 중 지난해 77억8320억원(경찰 수사 결과 약 94억원)이 KB저축은행에서 빼돌려진 금액이다. 저축은행 전체 횡령액의 90%를 상회하는 액수다.

시선을 KB금융그룹 내 다른 금융사까지 넓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KB손보 역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횡령 규모가 12억300만원에 달해 업계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도 KB손보 소속 설계사가 6억원대의 고객 보험료를 횡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은 금융사고가 가장 많은 금융사로 지목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증권·보험·카드·저축은행 등 금융사 68곳에서 발생한 사기와 횡령·유용, 업무상 배임, 도난·피탈 등 금융사고는 총 40건이었다. 이중 국민은행에서는 총 7건의 금융사고가 벌어졌다. 유형별로 보면, 사기(4건), 횡령·유용(3건), 도난·피탈(1건)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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