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총리, ‘국가 파산’ 공식 인정…“올해 이어 내년에도 곤경”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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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국가’로 IMF와 구제금융 협상 중”
스리랑카 운전자들이 26일(현지 시각) 수도 콜롬보의 국영 실론석유공사(CPC) 주유소에서 연료 구매를 위해 줄 서 있다. ⓒAFP연합
스리랑카 운전자들이 26일(현지 시각) 수도 콜롬보의 국영 실론석유공사(CPC) 주유소에서 연료 구매를 위해 줄 서 있다. ⓒAFP연합

디폴트 상황에 있는 스리랑카의 총리가 자국 경제가 파산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6일(현지 시각)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전날 의회에서 “한때 번창했던 나라(스리랑카)가 올해 깊은 불황에 빠질 것이고 극심한 연료, 식품, 의약품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내년에도 곤경에 부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진행 중인 구제금융 협상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는 파산한 국가(bankrupt country)로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며 “8월 말까지 채무 재조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 파산 상태로 인해 우리는 채무 유지 가능성에 대한 계획도 별도로 제출해야 한다”며 “IMF가 이 계획에 만족해야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는 최근 스리랑카 금융 지원 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밝히면서, 스리랑카는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채무를 줄여야 하고 광범위한 세제 개혁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이와 관련, “지난 4월 약 120억 달러(약 15조7000억원)의 대외 채무 지급을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말까지 거의 210억 달러(약 27조4000억원)를 여전히 갚아야 한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IMF와 협상에서 30억 달러(약 3조9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 4월12일 IMF 구제금융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고, 지난 5월18일부터는 기한 내에 국채 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로 접어들었다.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 규모는 510억 달러(약 66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외화 부족으로 연료, 의약품, 식품 등의 수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기름·식량 부족 등 경제난이 심화되자 각지에서 폭력 시위가 빈발하고 있다. 다만 지난 5월 라닐 위크레메싱게 전 총리가 신임 총리로 임명되고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반정부 시위는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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