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 스리랑카 대통령, 군용기로 몰디브 도주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7.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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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시도 한 차례 실패했다가 결국 도피
스리랑카 의회, 20일 새 대통령 선출 투표
스리랑카 시위대가 9일(현지 시각)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궁 경내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
스리랑카 시위대가 9일(현지 시각) 수도 콜롬보의 대통령궁 경내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사임 의사를 밝혔던 고타바야 라자팍사(73) 스리랑카 대통령이 사임을 약속했던 날짜인 13일(현지 시각) 오전 군용기를 타고 몰디브로 도피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고타바야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등은 이날 스리랑카 공군기 안토노프-32에 탑승해 스리랑카를 떠나 몰디브에 도착했다. 이들은 이곳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이동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타바야 대통령은 지난 9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급기야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까지 점거 당하자, 13일 공식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13일 사퇴가 공식화되면 대통령의 불체포특권을 누릴 수 없기 때문에, 이날 급하게 해외 도피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관저를 점거 당한 이후 그는 수도 콜롬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로 피신 중이었다. 이후 민영 항공기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하려 했으나, 공항 내 이민국 직원들의 저지로 탈출에 실패했다. 결국 이날 군용기를 이용해 스리랑카를 탈출할 수 있었다. 

한편 스리랑카는 현재 주력 산업인 관광업이 무너지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가운데, 지나친 감세 등 재정 정책 실패까지 겹쳐 1948년 독립 후 최악의 경제난에 직면한 상태다. 물품 부족 등 극심한 경제위기에 시달리던 스리랑카는 지난 5월19일자로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공식 돌입했다. 이후 반정부 시위대는 고타바야 대통령을 비롯한 라자팍사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고타바야 대통령의 사퇴 이후에는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이 임시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스리랑카 국회는 오는 20일 고타바야 대통령의 잔여 임기(2024년 11월까지)를 수행할 새 대통령을 선출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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