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美 하원의장, 싱가포르 도착…대만 방문하나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8.01 11: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만 연합보 “4일 대만 방문하되 짧게 머무를 듯”
中 관영지 “비상상황 핑계로 대만 공항 내릴 듯”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의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연합

아시아 순방에 나선 미국 권력서열 3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1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인터넷판은 1일 항공기 경로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를 근거로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탑승한 C-40C 전용기가 이날 오전 4시20분(한국시간 오전 5시20분) 싱가포르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펠로시의 전용기는 7월31일 오후 1시(한국시간 기준)에 하와이에서 이륙해 같은 날 오후 9시를 전후해 괌 기지에 도착한 뒤 현지에 잠시 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밤 11시30분경 괌 기지를 이륙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는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순방 첫 기착지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과 친구들에게 미국의 확고부동한 약속을 재확인하기 위해 오늘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기 중간 급유를 위해 하와이를 들렀다면서 순방 대상국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4개국 등이라고 전했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선 끝까지 함구했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이 3~4일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1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FI)은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오는 4일 필리핀 클라크 미 공군기지에서 출발해 대만에 도착할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난 후 다음날 오후 일본 요코타 공군기지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보는 “프랑스 등 많은 해외 언론이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외 관측통들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한다면 길게 머물러서는 안 되며 단 몇 시간만 바삐 머물다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펠로시 의장이 기체 결함이나 급유 같은 비상 상황을 핑계로 대만 공항에 내리고자 하는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며 “이에 중국군은 향후 며칠간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펠로시가 이번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성사되면 1997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가장 고위급 미국 인사가 된다. 앞서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7년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바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둘러싸고 중국은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놓고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중국 국방부 등 당국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고, 중국 인민해방군은 연일 ‘전투 대비’라고 공개했다. 인민해방군이 전투기를 동원해 펠로시 의장 항공기의 대만 착륙을 저지하거나 비행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