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들도 나섰는데”…국민대 캠퍼스는 왜 조용할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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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부재에 방학까지 겹쳐 공동입장 도출 난관
“졸업 과정서 불이익 당할까” 우려도

최근 국민대학교가 국민적 관심을 사고 있다. 김건희 여사 논문에 대해 ‘표절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면서다. 국민적 관심과 달리 정작 국민대 캠퍼스의 현장 분위기는 조용하다. “논문 재조사위원회 참여 위원 명단을 공개하라”고 입장을 발표한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왜 그럴까.

시사저널은 2일 국민대 캠퍼스에서 재학생들을 만났다. 재학생들은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학교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 여사가 나온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A씨는 “학교 측에서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못한 것 같다”며 “학교 이미지 실추 등으로 재학생들에게 피해가 올까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조형대학 학부생인 B씨는 “학부도 아니고 고등지식을 요구하는 박사논문인데, 누가 봐도 표절인 내용을 지록위마 하듯 표절이 아니라고 하니 황당하다”며 “이런 일로 뉴스에서 학교 이름을 보게 되니 기분이 안 좋다. 학교 측 대응 문제로 우리도 마녀사냥 당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국민대 페이지에도 “언론에서 학교 이름 계속 거론되는 게 쪽팔리다”, “조국 사태 시위처럼 교내에서 공동대응이 나와야 하지 않나”라는 재학·졸업생들의 반응이 계속 나오고 있다.

2일 국민대 캠퍼스의 조형대 건물 앞 게시판이 텅 비어 있다. 김건희 여사 논문 관련 대자보는 보이지 않았다. ⓒ시사저널 변문우
2일 국민대 캠퍼스의 조형대 건물 앞 게시판이 텅 비어 있다. 김건희 여사 논문 관련 대자보는 보이지 않았다. ⓒ시사저널 변문우

불만은 팽배하지만 집단행동까진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를 추동할 교내 총학생회가 부재한 상태다. 한 재학생은 “학생회가 현재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실질적 공동 대응을 도출하는데 난관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대 총학 비대위 관계자도 “해당 안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려면 회의를 소집해 논의한 후, 작년처럼 총투표를 진행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 학생회가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방학 기간까지 겹치다 보니, 회의 소집 등 절차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인들도 학교로부터 결정 사실을 전달받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처음 접해 당황스럽다”면서도 “공식 입장을 섣불리 내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졸업 심사 과정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문제를 공론화하거나 집단 행동을 추진했다가 학교나 일부 교수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단 얘기다. 한 박사 과정 재학생은 “해당 논란에 대해 언론에 말한 것이 학교에 알려질 경우, 박사 졸업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이 생길까 두렵다”며 “학생들끼리도 말하는 것조차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다른 테크노디자인대학원 박사과정생도 타 대학원 사례를 거론해 “친구가 언론에 본인 이름을 공개하고 대학원 실태 관련 인터뷰를 했다가 담당 교수로부터 한 소리 들었다”며 “졸업을 앞두고 학교 측과 갈등하고 싶진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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