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덕분” 이어 “3월 퇴임”까지…논란 부추기는 박순애의 입
  • 이혜영 디지털팀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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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교육 현장 혼선 수습 못하고 연일 부적절 처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친 뒤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업무보고를 마친 뒤 출입기자들에게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초등학교 입학 연령 조정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연일 부적절 처신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박 부총리가 반발이 거센 정책을 두고 학부모나 대학총장들 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실언'을 하고 있어서다. 교육부 정책으로 혼선이 커진 가운데 이를 수습해야 할 위치에 있는 박 부총리가 오히려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박 부총리는 지난달 8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비수도권 7개 권역 대학 총장협의회 연합'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내년 3월쯤 장관직을 그만두고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간담회는 박 부총리 취임 사흘 뒤에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사항이었던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해 수도권 반도체 학과 증원에 나서자 이를 반대하는 지방대학 총장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중요한 자리였다. 

간담회 이후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 부총리의 발언을 두고 뒷말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총리가 교육부의 주요 정책을 신속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 위한 취지였다 하더라도, 취임 수일 만에 퇴임을 전제로 발언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박 부총리는 과거 음주운전 이력이나 논문 표절, 자녀 입시 등 여러 논란으로 야당의 자진사퇴 압박을 받다가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여성 장관 기용 필요성을 언급하며 전략적으로 임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취임 직후 '퇴임'을 언급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해당 간담회는 비공개로 열렸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에서 학부모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자 달래려는 모습 ⓒ연합뉴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8월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제개편안 관련 학부모단체간담회에서 학부모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자 팔을 뻗어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부총리는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두고 학부모와 연 간담회에서도 돌연 "정책 폐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혼선을 더 부추겼다. 

학부모들의 눈물과 울분이 가득했던 간담회 말미에서는 자신이 교육부 업무고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같은 현실을 몰랐을 것이라는 자화자찬성 황당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자녀 입학에 우려를 표하며 눈물을 보인 한 교육관련 대표의 팔을 잡아당기며 손을 잡으려 한 장면을 놓고도 박 부총리가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힐난이 나왔다. 

한 학부모단체 대표는 박 부총리의 '내 덕분' 발언에 "지금 병 주고 약주나. 팩트체크도 없이 만5세 입학을 다 던져놓고 이제 와서 간담회를 하면서 할 소리냐"고 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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