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없고 ‘갈등 해결사’인 고영인이 민주당 쇄신과 통합의 적임자”
  • 김종일·구민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8.0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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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최고위원 된다면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들겠다”
“이재명 체제에선 제대로 된 반성도 쇄신도 불가능”
“이재명, 계파 세몰이…통합 의지 있는지 의구심”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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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과 ‘통합’ 그리고 ‘비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고영인 의원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세 가지 키워드다. 고 의원은 8월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세 가지를 모두 이뤄내야만 민주당이 다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 다시 신뢰받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계파에도 소속돼 있지 않고 민주당의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를 이끌었던 ‘갈등 해결사’인 자신이 그 적임자라고 했다. 

최고위원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과제로는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드는데 초석을 다지는 일을 꼽았다. 이재명 의원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당 대표 체제에서는 당의 쇄신을 위해 꼭 필요한 평가부터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평가가 제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반성과 쇄신이 뒤따르겠나. 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단도직입적으로 ‘왜 고영인인가’라고 묻는다면.

“제가 지금 우리 당에 꼭 필요한 ‘쇄신’과 ‘통합’, ‘비전 제시’의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순서가 중요하다. 지금 모두가 통합을 외치는데, 통합을 잘하기 위한 대전제는 정확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쇄신이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반성과 쇄신이 우선돼야지 문제를 서둘러 봉합하고 ‘내부총질’한다고 손가락질 하면 통합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제대로 된 평가와 쇄신의 길이 오히려 단결과 통합으로 가는 빠른 길이다. 그리고 국민의 삶을 개선시키는 과제가 시급한 지금, 고영인만큼 비전 제시를 할 적임자가 없다고 자부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쇄신을 위해선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 민주당의 가장 근본적 문제를 무엇으로 보나.

“저는 지금 당이 ‘비정상적’이라고 본다. 당심과 민심이 괴리돼 있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못하고 있다. 그걸 못하는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기 때문이다. 어떤 실패가 있었다면, 제대로 된 평가와 반성, 책임과 쇄신이 뒤따라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우리는 세 번의 패배에서도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작년 보궐선거를 지고서는 대선은 미래지향적 투표니까 옛날 이야기하지 말고 대선을 준비하자고 했다. 대선 패배 후에는 곧 지방선거가 있으니 또 이 과정을 미루자 했다. 그러다보니 국민 보시기에는 반성과 쇄신 모두가 없었다.”

뼈아픈 대목이다. 

“국민은 민주당에 더 민주적이고, 더 투명하고,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했다. 저 역시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의 대표로서 당 지도부에 일관되게 같은 주문을 해왔다. 그럼에도 당은 국민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계속 갔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니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당이 됐다.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당이 다시 국민 눈높이에서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다해 신뢰받는 정당으로 가야 한다. 저는 이게 제일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 내에서는 금기어였던 ‘분당’도 자주 언급된다. 통합만큼 중요한 과제가 없을 텐데, 스스로를 통합의 적임자로 자부하는 이유는. 

“저는 어느 계파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 동시에 어디에도 할 말을 다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저는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를 이끌면서 다양한 목소리와 의견을 조율해 통합시킨 경험이 있다. 아울러 저는 2010년 경기도의회의 민주당 대표의원으로서 경기도 초·중 무상급식을 추진한 경험도 갖고 있다. 내부 갈등 속에서 합리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통합과 단결을 만들어낸 경험은 큰 자산이다. 제 별명 중 하나가 바로 ‘갈등 해결사’다. 제가 쉽게 흥분하지 않는다. 다른 의견이 있어도 얼마든 조율해 하나로 묶어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비전 제시’도 강조했다. 어떤 방향성의 비전 제시인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삶의 파괴를 방지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 우리가 왜 북유럽 국가들을 부러워하나. 국가 공동체 하에서 능력껏 일하고 정당한 성과를 보장하면서도, 그 공동체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보호해 내기 때문 아닌가. 제가 ‘K-복지국가’ 모델을 주창한 이유다. 재정부터 복지와 정치, 문화 등 모든 것을 종합하는 국가운영시스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젊은이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그러려면 지금의 불평등과 양극화, 저출생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실 누구나 이 문제들을 말하지만, 정작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물으면 대부분 정리가 제대로 안 돼 있다. 국민 고통을 우리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단기적 비전은 물론, 중장기적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저는 민주당의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싶다. 전당대회가 이러한 비전 경쟁의 장이 돼야 한다. 이런 비전을 세우지 못한다면 당의 미래가 없다는 심각한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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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이 된다면 정말 ‘이것 하나만큼은 꼭 하겠다’라는 과제는 무엇인가.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만드는 초석을 다지겠다. 민주당은 동서로 나누면 서쪽이 강세고, 동쪽에서 취약하다. 동쪽에서도 능력 있는 후보들이 당선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리의 취약함을 보강할 수 있는 강력한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 취약지역에서 승리 희망이 없으니까 자꾸 당력이 쇠락해진다.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등의 도입을 통해 험지에서 역량 있는 분들이 마음껏 정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지구당 부활도 필요하다. 제가 8년간 원외위원장을 했고 국회의원 3수생이다. 누구보다 그 어려움을 잘 안다. 우리 현역 의원들이 좀 더 역할을 해야 한다.”

이재명 의원 출마에 대한 의견은. 

“이미 출마를 하셨고 또 당 대표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라 이야기하기 쉽지는 않지만, 저는 우리 당 다수 의원 의견과 마찬가지로 ‘나오지 않는 게 바람직했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우선 모든 이유를 떠나 대선에서 후보였기에 패장으로서 일정한 책임이 있다. 지방선거 때도 너무 많은 실수가 있었다.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이 아닌 인천 계양 출마는 이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 국민과 당원들에게 이 의원이 공적 책무보다 사적 욕구를 우선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이 의원의 계양 출마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도 많은 지방의원들과 기초단체장 후보들을 떨어지게 했다.”

이 의원은 ‘이기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행동’이라고 한다. 

“이 의원은 권한을 내려놓고 성찰의 시간을 가졌어야 했다. 이게 국민 정서고 상식인데 그걸 안했다. 우리 당이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려면 평가와 반성, 쇄신이 잘 돼야 한다. 그런데 이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그 첫 번째 단계인 평가부터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평가가 제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반성과 쇄신이 뒤따르겠나. 당의 미래를 위해서도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전당대회가 비전 대결보다는 계파 간 대결 양상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너무 아쉽다. 생산적 정책을 제시하고 당의 노선을 토론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됐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이 하는 토크콘서트라는 북콘서트에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함께하면서 당원들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줄 세우기와 계파 세몰이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취지는 당의 다양한 여론을 반영한 최고위원회를 꾸려 대표가 중심이 되어 통합·조정하여 당을 이끌어 나가라는 데 있다. 그런데 선거운동부터 이렇게 패를 나눠 줄을 세우니 과연 통합의 의지가 있는지 국민과 당원들이 어찌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나.”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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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의원은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눈엣가시 같은 정치인들을 골탕 먹이고 타격을 주려고 하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이 의원에게는 팬덤 정치의 다양한 현상을 긍정적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고민이 없어 보여 우려스럽다. 제가 지도부에 입성한다면 내부 견제를 통해 이런 흐름이 극단적인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팬덤 정치’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팬덤 정치는 의사소통 수단이 발달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통로가 제한돼 있다 보니 계속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활용하는 정치인에게 있다. 민심보다는 강력한 팬덤을 배경으로 자기 정치를 하려는 모습이 있다. 과다 대표된 강성 지지층의 압박으로 움직이는 당이 아니라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보다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한 의견은.

“현재 윤석열 정부는 검찰 공화국으로 가고 있다. 경찰도 검찰 공화국의 시녀로 만들고 있는 상태에서 이 의원을 조사하고, 수사 내용을 흘리고, 압수수색 하는 부분들은 굉장히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이런 큰 흐름은 막아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그러나 이 의원이 수사가 진행되는 몇 가지 혐의와 관련해 본격적으로 소환되고 할 때 우리 당이 민생 대응보다 여기에 휘말려 들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의원이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것인가 의구심이 드는 지점도 있긴 하다. 정부가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있다면 단호히 맞서야겠지만, 국민과 당원들이 가지는 의구심에 대해서도 잘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최고위원 후보 중에서는 ‘비명계’로 분류된다. 대세론에 따라가기보다 어려운 길을 가는 이유는. 

“저는 특정 계파에 속해있지 않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초선 의원그룹의 운영위원장으로 중립적 입장을 취했다. 요즘 언론이 비명계로 분류하던데, 저는 그저 당의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반성과 쇄신이 필요한지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 시작이 이 의원 출마 반대였을 뿐이다. 현재 당의 문제를 분명히 지적하고 동시에 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당선이 돼야지, 이율배반적인 태도로 당선이 돼서는 안 된다. 이런 제 목소리에 공감하는 당원들도 많다. 이런 목소리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를 대변하는 대표주자가 되고자 한다. 국민과 당원들이 보시기에 ‘고영인은 필요하다면 기죽지 않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여겨질 수 있게끔 계속 믿음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당원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당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수적인 쇄신의 적임자가 바로 저다. 쇄신 이후 불필요한 계파 논쟁이 아니라 생산적인 통합을 이루는 적임자 역시 저라는 메시지를 남은 경선 기간 동안 끊임없이 발신할 것이다. 저의 강점과 진정성을 많은 중앙위원들과 권리당원들이 알아줄 것이다. 국민과 당원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지지세가 급속히 확대한다는 걸 체감한다. 저는 당선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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