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일각서도 인적 쇄신 요구…이상민‧김대기‧복두규 등 거론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들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박순애 신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경우 부실인사, 인사실패 지적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반문했다. 이어 ‘사전 검증이 가능한 부분들이 많았다’는 취재진 지적에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를 해보라,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답한 뒤 집무실로 빠르게 발길을 돌렸다.
이처럼 윤 대통령이 자신했던 ‘훌륭한 사람’ 박순애 전 장관은 8일 자진 사퇴했다. 음주운전 이력과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진 데다 스스로 학제 개편 논란 등을 야기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린 탓이다. 가중된 경제난에 ‘인사 참사’ 논란까지 겹치자 윤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차게 식어갔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민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추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내각의 핵심 인물들이 줄줄이 ‘살생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권 초기 인사 밑그림을 그리며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한다. 출신, 성별, 이념 등을 고려하지 않고 철저한 ‘능력 중심 인사’를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자신감과 달리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김인철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정호영·김승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이 신상 의혹에 휩싸여 줄줄이 물러났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까지 8일 자진 사퇴했다.
‘인사 참사’가 계속되자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그만큼 좋지 못한 탓이다. 반복된 인사 논란과 경제난, ‘사적 채용’ 논란, 여권 내홍 등이 겹치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런 가운데 8일부터 내린 폭우로 도시 곳곳이 잠긴 것도 정부에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처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인적 쇄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듭된 인사 참사, 국정 혼란의 책임을 물어 이른바 ‘윤핵참’(윤석열 대통령 핵심 참모)들을 직접 ‘읍참마속’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을 둘러싼 측근 기용 논란을 차단하고, 국정 전환을 모색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5선 중진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8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내각이 있다면 이것을 미련 없이 과감하게 읍참마속 하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국민들의 새 정부에 대한 믿음이 훨씬 더 공고하게 되고 기대감을 다시 회복시키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3선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4일 불교방송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임기 초반 20%대 지지율이면 공무원들도 말을 안 듣는다”며 “가장 근본적인 것은 대통령 본인의 문제인데 당에서도 직무 대행이 그만 뒀고, 대통령실도 비상상황이니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살생부’ 명단에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다. 이 장관은 법조인 출신으로, 윤 대통령의 충암고·서울대 법대 4년 후배로 알려졌다. 사석에서는 윤 대통령과 ‘호형호제’하는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 경찰국 신설 등을 두고 야권과 갈등을 빚으며 정쟁 복판에 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 장관을 향해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야권과의 ‘협치’를 모색해야 한다면, 최측근인 이 장관부터 교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8일 국회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이 먼저 (이상민) 장관의 탄핵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탄핵은 어디까지나 국민의 뜻이 먼저 움직일 때나 빼들 수 있는 카드”라면서도 “가장 좋은 것은 대통령이 먼저 결단하는 것이다. 때론 인사 하나가 협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 검증의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대통령실의 주요 참모들을 전면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이 지목한 이른바 ‘대통령실 인사 참사 4인방’(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이 대상이다. 실제 이들 중 일부는 사의를 고려하거나, 실제 사의를 표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앞서 시사저널은 지난 2일 기사([단독]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 지난주 사의 표했다…尹은 일단 반려)를 통해 김대기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이 최근 윤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으나, 윤 대통령이 반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던 상황이다. 그러나 이후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 가까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면서,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더 악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일단 믿고 쓴다’는 인사 소신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윤 대통령은 8일 출근길 인적 쇄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모든 국정동력이라는 게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 그런 문제들도 (집무실로)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10%가 얼마 남지 않았어요. 소신껏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굳굳하게.
한자릿수 지지율 ~!!! 해내리라 믿습니다. 화이팅~~~ 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