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속 ‘먹방·휴가’…부실대응 뭇매 맞는 지자체장들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8.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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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수 마포구청장, ‘먹방 사진’ 논란에 “본래 취지와 달라”
유정복 인천시장, 8일 휴가지서 전화 보고 받고 ‘늑장 대응’
박강수 마포구청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오른쪽)과 대책회의 사진 ⓒ페이스북 캡처본
박강수 마포구청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과문(오른쪽)과 대책회의 사진 ⓒ페이스북 캡처본

중부 지방에 125년 만의 기록적 폭우가 내린 가운데 일부 지자체장들이 ‘부실대응’ 뭇매를 맞고 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수해가 속출한 8일 저녁 ‘먹방’ 사진을 SNS에 올려 빈축을 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폭우 예보에도 휴가를 떠났다가 9일 늑장 복귀했다.

박 구청장은 9일 밤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게시물의 ‘본래 취지’는 먹방 등의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며 “하지만 호우 경보 등의 엄중한 상황 중에 구청장의 위치와 입장에서 적합하지 않은 게시물을 올리는 적절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키게 된 점, 거듭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먹방 논란’이 커지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구청장은 수해가 속출한 8일 저녁 페이스북에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다”며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꿀맛입니다^^♡”라는 글과 식사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비오는날’ ‘#전집’ ‘#고향전’ ‘#저녁식사’ 같은 해시태그도 달려 있었다.

누리꾼들은 수해 상황서 구청장이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렸다며 댓글을 통해 공분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처음에는 “팩트가 중요하다. 늦게까지 일하고 너무 배고파서 퇴근길에 직원들과 같이 만원짜리 김치찌개와 전을 먹었다”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답변을 지적한 누리꾼을 향해 “문재인을 존경하시는군요”라고 반박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박 구청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유정복(왼쪽) 인천시장이 9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호우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왼쪽) 인천시장이 9일 시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호우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도 8일 휴가지에서 전화로 피해 상황을 보고받고 9일 오전 업무에 복귀해 늑장 대응이란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유 시장은 8일부터 12일까지 여름휴가 일정을 잡았다.

그는 8일 휴가지에서 침수 피해 상황 등을 시청 재난대응 부서로부터 카카오톡·전화로 보고받았다. 시 관계자는 “유 시장이 자연재난과장과의 통화에서 어느 지역의 피해가 심한지 물었고 복구에 최선을 다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누리꾼들은 “폭우 예보가 있는 날 휴가 일정을 잡은 것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유 시장이 휴가 중 침수피해를 보고받고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은 불만”이란 반응도 나왔다.

이후 침수 소식을 듣고 급하게 휴가지에서 복귀한 유 시장은 9일 오전 출근해 정부 차원의 긴급 점검회의에 참석하고, 인천 10개 군·구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또 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해 신속한 복구가 이뤄져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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