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고르바초프 사망…전세계 애도 물결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8.31 11:3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년 91세…냉전 종식 주역이자 소련 해체 장본인
국제사회 일제히 조의 “평화로운 냉전 종식 이끈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2009년 10월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이 2009년 10월3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

옛 소비에트 연방(소련)의 마지막 지도자이자 냉전체제 종식의 주역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91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30일(현지 시각)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중앙 임상병원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오랜 투병 끝에 이날 저녁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1985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으로 집권한 이후 ‘페레스트로이카’(개혁)와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을 추진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와 이듬해 독일 통일을 사실상 용인해 서방에서는 냉전 해체의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소련의 초대 대통령이 된 1989년에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몰타 정상회담을 가진 후, 2차 세계대전 이래 반세기 동안 계속된 냉전의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이러한 공로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급진적 개혁이 경제적 혼란을 초래, 결과적으로 소련의 해체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냉전 말기 경기가 침체되고 체르노빌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경제가 날로 악화했다는 것이다. 이후 그는 1991년 보수파 쿠데타 이후 권력 기반을 잃었고, 그해 12월 소련이 공식 해체되면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모스크바 외곽의 전원주택인 다차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별세 소식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에 애도의 글을 올리고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신뢰받고 존경받는 지도자였다”며 “그는 냉전을 끝내고 철의 장막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것은 자유로운 유럽을 위한 길을 열었고, 그 유산을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홈페이지에 올린 애도사에서 “그는 협상, 개혁, 투명성, 군축의 길을 추구하면서 이 중요한 통찰을 실천으로 옮겼다”며 “유엔을 대표해 고르바초프의 가족과 러시아 연방의 국민과 정부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조의를 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나는 냉전을 평화로운 결말로 이끈 그가 보여준 용기와 진실함에 항상 감탄했다”며 “소련 사회를 개방하기 위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본보기로 남아 있다”고 애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그는 러시아인을 위해 자유의 길을 여는 선택을 한 평화로운 사람이었다. 유럽의 평화를 위한 그의 헌신은 우리의 역사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죽음에 애도를 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했다”며 “금일 오전 그의 유족과 지인들에게 애도의 전보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장례식을 치른 뒤 니키타 흐루쇼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 러시아의 중요 인물들이 묻혀 있는 모스크바의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