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참사’ 벌어지나…자포리자 원전 마지막 원자로 포격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09.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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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트 다운’ 우려…“방사능 참사 한 발 앞”
9월2일(현지 시각) 촬영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로이터연합
9월2일(현지 시각) 촬영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모습 ⓒ로이터연합

교전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서 가동 중이던 마지막 원자로가 5일(현지 시각) 포격으로 인해 전력망에서 차단됐다.

5일(현지 시각)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 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성명을 내고 “원자로 6호기가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분리·차단됐다”며 “포격으로 인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난 원자로 6호기는 자포리자 원전 단지의 6기 중 마지막까지 운영을 이어오던 원전이다. 에네르고아톰은 전쟁 발발 후 사고 위험 등을 이유로 원자로 운영을 축소해왔지만, 원자로 6호기 같은 경우는 발전단지 안전 확보와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가동이 계속돼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원자로 냉각수 순환을 위한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최고 수준의 원전 사고인 ‘멜트 다운’(원자로 노심용융)이 발생할 수 있다.

자포리자 원전에서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방사능 참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도발 행위로 인해 자포리자 원전이 또다시 방사능 참사 한 발짝 앞에 몰렸다”며 “벌써 두 번째”라고 비판했다. 헤르만 할루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 장관은 “전 세계가 원자력 재난의 벼랑 끝에 섰다”며 “(러시아의) 자포리자 원전 점령을 해제하고 주변에 비무장지대를 설정해야만 원자력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날 자포리자 원전 전력망 차단에 대해 “우려스럽다”며 “핵 도박을 멈춰야 한다. 러시아는 무모한 행동을 하고 있다. 국제법과 원자력 안전의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 상태를 사찰한 이후 오는 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사찰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IAEA 사찰단 14명 중 12명은 현장 일정을 마치고 복귀했고, 2명은 현지에 상주하며 원전 상태를 감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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