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트렌드로 본 ‘추석 민심’ 키워드는 ‘김건희’·‘태풍’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2.09.1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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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윤석열‧이재명‧이준석 제치고 정치 검색어 선두
힌남노·무이파·므르복 관심 집중…코로나도 꾸준히 이슈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일 영상으로 추석 인사를 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9일 영상으로 추석 인사를 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2년 만의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추석 연휴가 지나갔다. 시민들은 예년과 달리 친지 간 모임도 많이 가진 분위기다. 정권 교체 후 처음으로 맞은 추석 명절에 시민들은 어떤 화두에 집중했을까. 13일 네이버·다음 데이터랩을 통해 추석 연휴 기간(9~12일) 주요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를 분석해봤다.

정치 분야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김건희 여사’였다.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연휴 기간 평균 검색량 지수 80.8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64.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51.5),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48.8)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정진식 비대위원장과 권성동·장제원 의원을 포함한 ‘윤핵관’ 인물들은 29.3으로 예상보다 관심이 저조했다.

다음 데이터랩 통계에서도 김 여사의 평균 검색량 지수(93.0)는 압도적 1위였다. 이어 이재명 대표(73.8), 이준석 전 대표(66.0), 윤 대통령(58.8) 순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는 물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현직 정치인들도 제치고 관심을 독점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기소 리스크’는 덮고 여당의 허물을 부각하려는 민주당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김 여사는 논문 허위경력 기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등 수많은 의혹에 연루된 바 있다. 이에 야권은 김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7일 해당 의혹들을 망라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했다. 시민들도 특검법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표본오차 95%)한 결과, 응답자의 62.7%는 김 여사 의혹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앞 방파제에 높은 파도가 넘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6일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앞 방파제에 높은 파도가 넘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 분야의 핵심 키워드는 ‘태풍’이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비롯해, 제12호 ‘무이파’와 제13호 ‘므르복’을 포함한 ‘태풍’은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에서 평균 검색량 지수 79.5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정치 분야 선두인 김 여사와 양자 비교해도, 태풍은 79.8로 김 여사 평균 검색량 지수(30.5)의 2배에 달했다. 다음 데이터랩 통계에서도 태풍은 88.0으로 압도적 1위였다.

앞서 연휴 직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힌남노로 제주·부산·울산·경남·경북 등 남부 지역에선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은 지금도 피해 복구가 한창이다. 이에 시민들은 앞으로 간접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무이파와 므르복에 대해서도 정보를 공유하며 관심을 가지는 모양새다.

전 세계를 펜대믹에 빠트린 ‘코로나’도 네이버 데이터랩 검색량 지수 35.7로 꾸준히 이슈에 올랐다. 또 시민들은 부동산 문제(4.8)와 고물가 추세(3.8) 등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난 시민들도 해당 키워드들이 추석 밥상머리에 많이 등장했다는 분위기다. 회사원 김아무개(남·33)씨는 “오랜만에 친척들과 만나 정치 얘기를 나눴는데, 대부분이 김 여사에 대한 얘기였다”며 “윤석열 정권과 문재인 정권을 비교하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 얘기가 나왔을 때, 정치 성향이 다른 삼촌들이 소리 지르며 싸우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전아무개(여·51)씨는 “태풍 이슈와 고물가 추세로 친척들과 밤새우며 고충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부 지방에 사는 친척들은 태풍 피해를 체감하는 편이었다”며 “앞으로 올 태풍에 대해서도 서로 아는 것들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른 주부인 이아무개(여·36)씨는 “친척끼리 밥을 먹으면서 밥상머리 재료들의 가격이 너무 올랐다고 불평했다”며 “또 코로나 이슈나 부동산 가격 변동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다음 데이터랩의 검색량 지수는 특정기간의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잡고, 기간 내 키워드가 검색된 횟수를 상대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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