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 넘어오는 위식도 역류질환, 방치하면 식도암 위험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10.04 11:05
  • 호수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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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일 때 역류성 식도염 의심…약물치료로 증상 없애야

46세 남성은 3개월 전부터 가슴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증상은 대개 식후에 나타났고 누워있거나 잘 때 심해졌으며, 한 달 전부터는 기침을 자주 했다. 올해 들어 야근이 잦고 업무 스트레스가 많았으며, 야식을 하고 자는 습관이 생기면서 체중이 4kg 늘어났다. 병원에서 진찰과 검사를 받은 결과, 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이에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 증상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반복적으로 역류하면서 식도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식도의 하부 괄약근이 열리면서 음식이나 음료가 위로 들어가도록 한 후 다시 닫힌다. 그런데 위 내용물의 양이 증가하거나, 위 내부 압력이나 복압이 높아지거나, 식도의 하부 괄약근이 약화되면 위 속의 내용물이 위산과 함께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요인으로는 비만, 위와 식도가 만나는 부분이 흉부로 빠져나온 틈새탈장, 임신 등이 있다. 흡연, 음주, 카페인 음료, 신 음식, 매운 음식, 초콜릿, 과식이나 야식, 아스피린과 같은 소염진통제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슴 가운데 부위의 타는 듯한 통증이 주로 식후에 나타나고 누워있을 때나 야간에 심해지며, 음식이나 신물이 넘어오고, 목에 덩어리 같은 것이 달린 느낌이 들거나 삼키는 데 불편함을 느끼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야간에 위산 역류가 반복될 경우 기침이 지속되거나 성대의 염증으로 목이 쉬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과 의사의 진찰로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된다면,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로 확진한다. 필요하다면 식도 산도 검사나 식도 조영술 등을 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해서 역류성 식도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을 경우, 시간 경과에 따라 돌이키기 어려운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위산이 반복적으로 하부 식도 점막 조직에 손상을 주면 염증, 출혈, 궤양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식도 염증이 반복되면서 상처가 생기면 식도가 좁아져 식사하기 어려울 수 있고, 손상된 하부 식도 점막이 식도 조직에서 위 조직으로 변하는 바렛 식도가 되면 식도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맵거나 짜거나 신 음식 피하고 과식 삼가야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면 식습관 변화 등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제산제와 위산 분비 억제제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약을 꾸준히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는 경우에는 항역류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항역류 수술은 위와 식도 경계 부위를 위 조직으로 감싸줘 느슨해진 식도 주변 근육을 조여줌으로써 위산의 역류를 막는 치료법이다.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맵거나 짠 음식, 신 음식, 초콜릿, 커피, 홍차, 콜라 등 카페인 음료를 피하고 과식을 삼가야 한다. 또한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음식을 섭취하지 말고, 먹고 바로 눕거나 기대는 습관을 고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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