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문화재단 경영진, 도자축제 기간 ‘제주행’…직원들 “물러나라”
  •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sisa216@sisajournal.com)
  • 승인 2022.09.28 17:3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사장과 사무국장 등 4명, 도자축제 기간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참가
재단 직원들, 27일 이천시청에서 “경영진 사퇴 촉구” 성명서 발표

 

이천문화재단 직원들은 27일 시청 1층 로비에서 “위기의 이천문화재단,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지원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천문화재단 제공
이천문화재단 직원들은 9월 27일 시청 1층 로비에서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천문화재단 제공

이천문화재단 경영진이 도자축제 행사 기간 중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혈세 낭비 지적과 함께 무책임한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불만에 쌓여 있던 직원들이 폭발하면서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천문화재단 직원들은 27일 시청 1층 로비에서 “위기의 이천문화재단,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지원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도자 축제 기간 중 경영진이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 참석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동안 무분별한 인사이동과 부당한 업무추진비 사용 등 방만한 운영으로 경영평가 ‘라’ 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천문화재단 설립 후 1년 9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경영진의 무능과 방관, 무책임함에 문화재단 직원으로서 좌절과 상실감만 커져 갔다”며 “이사장은 임기가 만료되어 퇴직하면 끝이지만 경영진의 실패에 대한 오명과 수습은 모두 직원들이 감내해야 하는 몫으로 남게 된다는 위기감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이천문화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이 보여준 재단 운영은 ‘파괴적 경영’, ‘구두 행정’의 극치였으며 결국 이로 인해 경영평가 ‘라’ 등급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경영평가 ‘라’ 등급에 대한 책임회피, 위탁사업 증가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를 시 집행부에 책임전가하는 등 문화재단 고유 업무도 구분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시는) 관련 조례가 개정된 만큼 내년에는 문화예술경영 리더십을 갖춘 대표를 임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천문화재단은 다음달 3일까지 열리는 ‘이천 도자기 축제’가 한창이며 9월과 10월 주요 행사가 몰려있다. 거기에 내년도 예산작업, 업무보고 등 많은 일정과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이사장과 사무국장은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참석’을 이유로 결재권자 2명이 함께 자리를 비우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마지막으로 “좀 더 나은 문화적 혜택을 받아야 하는 이천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이천시와 이천문화재단은 재단 정상화를 위해 진심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사장과 사무국장, 관련 부서 직원 2명 등 4명은 지난 19~22일 제주도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일원에서 열린 ‘제15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도로 출장을 다녀왔다. 이 행사에서는 참가 신청 단체 인원 2인에 한해 숙식(항공료, 교통비 제외)을 제공하며 추가 인원에 대해선 숙박비(1박) 24만원, 식대(1식) 2만3000원 등을 신청(지급)하면 참가할 수 있다. 재단 직원들은 이천도자기축제와 서희문화제, 전통문화 유산한마당, 역사문화탐방 등 각종 행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의 무책임한 행태에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혈세 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외유성 제주 출장’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A 이사장은 “진행 중인 도자기 축제는 평일이 아닌 주말에만 본행사를 하고 있어 (제주도 출장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주말엔 도자기 축제장을 지키고 있다”며 “(제주도 행사는) 내년도 이천문화재단 사업에 반영할 공연 등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는 계기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천시가 최근 문화재단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법인카드 사용시간 부적정, 사용내역 공개 소홀 등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을 지적하고 시정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문화재단 직원들은 성명서 발표 후 바로 이천시장실에 성명문을 전달했다. 현재 재단 구성원은 총 37명이며, 성명서 발표 후 이사장과 사무국장을 제외한 35명의 직원 중 34명의 연명부를 포함한 성명서를 김경희 시장 측에 전달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