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불러올 것”
  • 장지현 디지털팀 기자 (vemile4657@naver.com)
  • 승인 2022.10.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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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위기는 공급 측면 문제…금리 인상 아닌 가격 상한제 활용해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FP연합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위협하고, 세계 경제를 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유엔 산하기구의 경고가 나왔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3일(현지 시각) 세계 경제 전망에 관한 연례 보고서인 ‘2022 무역개발보고서’를 발표하고 최근 선진국의 통화·재정 정책이 전 세계를 장기 침체로 몰아넣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보다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에 의존해 물가를 낮출 수 있다는 선진국의 믿음은 개도국을 위협해 세계 경제를 해칠 수 있는 ‘경솔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의 고물가는 공급 부족 속에 자국 통화가치가 떨어져 수입품 가격이 치솟은 것이 원인인 반면, 선진국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주로 에너지 등 원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올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미래 소득이 향후 3년간 3600억 달러(약 516조원)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현재 46개 개도국이 복합적 경제 문제에 심각한 수준으로 노출됐으며, 또 다른 48개국의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베카 그린스판 UNCTAD 사무총장은 ”경기침체의 끝자락에서 한 걸음 물러날 시간이 아직은 있다“며 선진국들에게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재정 정책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보고서 집필 책임자인 리처드 코줄-라이트 팀장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수요 측면의 해법으로 공급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접근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물가와 싸우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대신, 이례적으로 수익을 거둔 에너지 기업에 일회성 세금을 물리는 방식 등을 통한 가격 상한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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